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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

등록일 2014-12-12 02:01 게재일 2014-12-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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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구의 한 도금공장에서 유독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화학물질의 무서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었다. 황산은 `물건을 태우는 액체`이고, 염산은 `쇠도 먹어들어가는 액체`이고, 이 화학물질이 섞여서 발생시키는 가스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맹독성이다. 유독가스의 무서움은 독일 나치의 `가스 사형실`에서 그 실체가 여실히 드러났다. 가스를 마신 사람들은 숨구멍이 막혀 질식사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유독가스 누출사고가 유난히 빈번하다. `잊혀지는가 싶으면 다시 발생하는 사고`라는 오명까지 얻을 지경이다. 2012년에는 2건이 발생했다. 영주 질소생산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나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으며, 구미에서는 불산가스가 누출돼 5명이 사망하고, 1만여 명의 주민들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장기간 대피해야 했다. 당시 212ha에 이르는 땅에 자라던 농작물이 고사했고, 가축 3천900마리가 죽었다. 전국을 공포 속에 몰아넣은 대형 사고였다.

지난 해에는 5건이나 발생했다. 상주에서 염산 누출사고가 나 70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고, 구미에서는 질산 등이 섞인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와 염소가스가 새어나와 1명이 부상하고, 160명이 치료를 받았다. 또 포항철강공단 2단지에서는 페놀이 유출돼 주변의 나무들이 말라죽는 변고를 당했다. 나무들이 말라죽을 지경이면 사람들에게 어떤 위해를 끼칠지 짐작이 된다. 또 달성군 논공단지 한 공장에서 요오드화암모늄이 유출돼 직원 1명이 다쳤다.

올해 들어서도 4건이 발생했다. 칠곡 한 공장에서 염산이 유출돼 9명이 부상했고, 봉화에서는 탱크로리가 뒤집어져 황산 2천t이 흘러나와 일부는 낙동강에 유입돼 이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하류쪽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그리고 올해 12월10일에 또 사고가 터졌다. 유독물질관리사 자격이 없는 탱크로리 운전기사가 임의대로 차아염소산을 옥외탱크에 옮겨 넣는다는 것이 그만 황산탱크에 주입시킨 것이다. 이 과정에서 두가지 극독물이 혼합되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해 직원 50여 명이 이를 마셨고, 호흡곤란과 안구통증을 유발시켰다.

염소는 수도물을 정화시키는 유용한 물질이지만, 그 가스가 공기중에 0.1%만 섞여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이번 도금공장에서 유출된 염소가스 농도는 8ppm이라 한다. 더욱이 평소에 앓고 있는 질환이 있는 사람이 이만한 농도의 염소가스를 마시면 반드시 후유증이 나타난다고 한다. 무서운 일이다. 화학약품 관리에 대한 법규를 강화해야 하고, 공장장 등 관계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가스유출사고가 날 때마다 법규강화 교육강화를 외치고 법개정을 추진하지만 법제화 과정에서 흐지부지되어서 `강화`가 실천되지 않았다. 이것도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바로 잡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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