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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배려가 절실한 곳

등록일 2014-12-22 02:01 게재일 2014-1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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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 문 닫는 곳이 늘어난다. 울릉도 오징어 어민들이 중국 어선들의 횡포 때문에 생존이 어렵다. 두 경우가 모두 다급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굵직굵직한 국가적 일들에 묻혀서 지역의 다급한 일들은 안중에 없겠지만, 큰 일은 큰 일대로, 작은 일은 작은 일대로, 세세한 부분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하는 정부가 좋은 정부다.

포항시 내 가정어린이집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아동 정원 충족률이 70% 인데다가 보육료 지원금도 교사 인건비와 퇴직금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한 가정어린이집 원장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하루 13시간을 일한다. 3D업종이 따로 없다. 얼마나 버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한다. 정원을 채우지 못해도 교사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규정이 문제다. 현행 보육법에는 연령별 반 편성시 만 0세는 1대 3, 만 1세는 1대 5 등으로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정해놓고 있는데, 아동 1명이 채워지지 않는다 해서 교사를 채용하지 않거나 임금을 줄일 수 없다.

그러나 보육료 지원은 4년째 동결됐다가 내년에 겨우 3% 인상된다. 10% 인상을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으니, 5년째 동결이나 마찬가지다. 이러니 궁여지책으로 원장이 교사를 겸하거나, 차량운전, 음식조리까지 1인 4역을 해도 교사들의 임금과 퇴직금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해 빚을 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대구의 `푸른어린이집`이은경 원장은 `어린이집이 엄마들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50가지 진실`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어린이집 개혁 전도사로 나섰다. 그는 “정부가 예산이 없다며 민간의 참여를 유도했는데, 정작 민간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니 급식비나 교사 인건비를 횡령하거나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는 부조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원생들을 폭행하는 교사들도 있고, 버려진 푸성귀로 국을 끓여 먹이는 곳도 있는 것도 이유가 있었다. 쌓이는 스트레스와 경영난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겠는가. 정부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전에 `어린이들이 행복한 나라`부터 만들기 바란다.

울릉도 오징어 어선은 중국 어선에 비해 조업능력이 10분의 1 수준이라 한다. 우리는 과당 경쟁을 막고 기르는 어업을 실현하기 위해 오징어배의 광력(光力)을 제한하지만 중국 어선들은 그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중국어선은 그물로 오징어를 싹쓸이 한다. 기상악화때 울릉도로 피항했다가 올라가면서 엄청난 광력과 그물로 조업하니 울릉도 어민들의 어획량은 해마다 줄어든다. 피항때 집어등을 켜지 못하게 하고, 그물을 내리지 못하게 통제하는 단속활동이 강화돼야 한다. “한국 해역에서는 집어등 점등과 그물을 금지한다”는 규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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