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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강치상` 왜 못 세우나

등록일 2014-12-23 02:01 게재일 2014-12-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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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경내에 러시아 대문호 푸쉬킨의 동상을 세웠는데, 이제 상트페트르부르크에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동상이 서게됐다. 대문호의 동상을 서로의 대도시에 세움으로써 외교관계를 더 돈독히 하고자 함이다. 이규형(63·전 주러시아 대사) `한·러 대화`조직위원장이 비정부 차원에서 이달 초 러시아에서 박경리 작품 전시회와 세미나를 열었고, 동상 건립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새누리당 이병석 전 국회부의장은 지난 18일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를 방문, 우리가 제작 기증한 `해치像`제막식에 참석했다. 해치는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는 상징적 동물`로 관청의 상징이다. 독도영유권문제를 두고 일본이 “ICJ로 가자”고 계속 우긴다. ICJ에는 각국에서 보내온 조각품 등 예술품이 다수 진열돼 있는데, 특히 일본의 것은 2층 한 방을 가득 채울 정도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가 보낸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의원이 외교부와 기재부를 설득, 4억원의 예산을 따내 해치상을 제작, 기증한 것이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해치상 예산`에 대해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정부예산안에서 빼버렸다. 이 의원은 국회 예결위에 쪽지예산을 들이밀어 간신히 성사시켰다. 일본은 국재사법재판소를 상대로 그동안 맹렬히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고, 그 힘을 바탕으로 끊임 없이 “독도 영유권문제를 ICJ에 가져가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 한 점의 예술품도 기증하지 않았다. 국제교류에서 우리는 일본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반증이다.

독도 해역은 본래 강치 서식지였다. 바다사자로 불리우는 강치는 성질이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일제는 태평양전쟁을 벌이면서 강치를 도살하기 시작했다. 가죽과 기름과 고기를 군수물자로 이용하기 위함이었다. 일본 어부들은 사람을 겁내지 않고 다가오는 강치를 몽둥이와 갈퀴로 무자비하게 때려잡았다. 그래서 멸종됐다. 그러다가 근래에 들어 한 두 마리 정도가 독도 인근 바위 위에 모습을 드러냈고,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다른 나라에서 강치를 사 와서라도 복원하자”는 제안이 검토된 적도 있었다.

해양환경공단이 최근 1억 5천만원을 들여 독도 동도 선착장에 실물크기의 강치상을 설치키로 했으며, 해양수산부가 올해 8월 문화재청에 이 계획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문화재위원회는 이 안을 부결시켰다. “문화재 보존과 경관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강치상은 경관을 오히려 좋게 하고, 역사성도 있으며,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며, 생태계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전무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인데, 오직 문화재위원회만 인식작용이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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