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도청이전과 함께 관련 기관의 동반이전이었다. 더 많은 기관이 시의적절하게 이전해야 도청의 면모가 서고 기능이 정상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 10월에 도, 안동시, 예천군, 경북개발공사 등 관계자들이 모여서 `기관·단체 유치 방안`을 논의했다. 공동주택 및 업무용지 분양, 학교 건립 등의 정주여건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른 조치였다. 회의에서는 `관계기관 TF 구성 운영, 이전 기관에 대한 행정지원, 이주 직원에 대한 취득세 감면, 아파트 특별공급` 등 인센티브도 제시됐다.
또 안동, 예천 등은 관계기관 자녀 장학기금 조성, 보육·종합복지·생활서비스시설 설립, 사옥 건축 인허가 원스톱 지원, 유사한 기능을 가진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단체들을 수용할 통합사옥 건립, 경북개발공사 임대 빌딩 건립 등 임차를 원하는 기관 단체의 사무실을 알선 제공하는 등 유치전략 마련에 지혜를 모았다. 경북도가 유치 대상으로 삼은 기관 단체는 총 130개소인데, 대구에 있는 기관 단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펴고, 경북도 소재 기관 단체는 자발적 이전을 유도한다.
도청소재지가 도청소재지다운 면모를 갖추려면 주택, 학교, 병원, 상업시설 등 정주 여건이 차질 없이 갖추어지고, 행정 산하기관들이 일제히 함께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 `행정 중심의 복합형 자족도시`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창원시에 경남도청이 들어설 때의 상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신속 적절한 동반이전이 이뤄짐으로써 시는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일신된 모습을 갖췄다.
그런데 안동·예천 도청소재지의 준비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신도청권 내 기관 단체 및 경제계와 문화계 모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초단체의 움직임도 둔감하고, 상공회의소나 기업 등도 그렇고, 문화원과 예술인단체도 마찬가지라 한다. 도청 유치운동 당시의 열정은 어디 갔는가. 이른바 `대구 산격동 도청마피아`가 설치고 있다는데, 이러다가는 개발이익이 외지로 흘러갈 위험성이 높다. 유치 당시의 열정을 다시 발휘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