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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의 상징적 효과

등록일 2015-01-12 02:01 게재일 2015-01-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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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공원을 달성토성으로 명칭을 바꾸자는 제안이 있었고, 포항시청 부지에 새롭게 건립하고 있는 가칭 `포항시립중앙도서관`의 명칭을 시민공모로 바꾸려 한다. 무릇 명칭에는 역사성이 깃들여 있으므로 시민의식을 개조하는 효과도 가진다. 그러므로 공공기관의 명칭을 정할 때는 그 역사성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대구 달성공원의 본래 이름은 달성토성이었다. 서울 풍납토성이나 몽촌토성은 흙을 높게 돋우어서 대(臺)를 만들고, 그 위해 궁성이나 관청을 지었던 백제 유적이다. 신라의 월성이나 개성의 만월대도 그렇게 조성된 `토성`이다. 삼국시대에는 토성(土城)이 일반적이었고, 그 후에 석성으로 발전했다. 대구의 달성공원도 신라 말에서 고려 초까지 관아(官衙)였고, 조선시대에는 경상감영이었으니, 1천800여년이나 `토성`이란 이름을 지녀온 사적 62호이다. 조선시대에는 달성서씨의 세거지였으나 세종시절 국가에 헌납했다.

그 달성토성이 어느새 `달성공원`이 돼버렸다. 기능은 공원이지만, 명칭은 토성인데, 지금 그 명칭까지 변해버렸으니, 이것은 문제다 해서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이 “본래의 이름을 되찾자”는 제안을 했다. `토성`이란 명칭속에는 1천800여년의 역사가 깃들어 있으니, 그 `역사성`을 살리자는 말이다. 대구시는 달성공원을 복원 정비해 역사성을 되살리는 `달성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다가 지금 중단상태인데, 그 사업을 재개함과 동시에 `공원`이란 명칭을 `토성`이라 고치는 `역사 바로 세우기`작업도 병행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타당한 제안이라 여겨진다. 풍납토성·몽촌토성이 본래 이름을 가진 것을 참고 삼아야 하겠다.

포항시는 시세(市勢)에 걸맞는 경북 최고의 도서관을 짓기로 하고, 총 예산 240억원을 들여 자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어린이자료실, 디지털자료실, 일반자료실, 문화강좌실, 보관서고 및 시민편의시설 등을 갖춘 포항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 한다. 그리고 가칭 중앙도서관의 명칭을 시민공모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 중앙도서관의 명칭은 본래 `포은도서관`이었는데, 그 이름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타당하다. 포은(圃隱) 정몽주 선생은 고려 3은(隱)의 한 사람으로 본관이 연일정씨이고, 오천읍 문충리에 생가터가 있다. 어머니는 영천이씨이고, 외갓곳 영천에서 수학했으며, 선생이 30세 무렵에 `조양각`을 지어 원운(元韻)하였고,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퇴계 선생이 임고서원을 지어 주향했다. 당시 영천은 포항에 비해 시세가 뛰어났으므로 포은을 독점했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에 이르러 포항은 영천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상황이 뒤바뀌었다. 그러므로 당연히 `포은`을 되찾아와야 하고, 도서관의 명칭도 `포은중앙도서관`으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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