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공기업의 적자 처럼 방만경영이나 터무니 없는 성과급 잔치에 의한 적자가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추락과 국외적 원인 혹은 초기투자에 의한 적자라면, 회복될 `희망`은 있기 마련이다. 거친 파도가 강한 사공을 만들 듯이 이번의 험로가 강한 기업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009년 8월에 개항한 영일만항은 매년 평균 70억원 씩의 적자를 내다가 자본금 780억원 중 762억원을 잠식했고, 올해 상반기 중 남은 18억원도 사라질 것이라 한다. 그러나 자본금 완전 잠식 시 80억원을 긴급 투입할 여력이 있으니 낙담할 상황은 아니다. 그리고 2018년에 영일만항 인입 철도가 개통되는데, 이 시기를 앞당길 수만 있다면 조기에 물동량을 늘릴 수 있다. 지금 대구 경북의 선사들과 수출업체들이 영일만항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수송수단의 미비가 원인인데, 인입철도는 그런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송영출 해양항만과장은 “출자사 대표(대림산업)와 연계해 정부의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당시 물동량 및 기준 사용료 과다 책정 등을 이유로 민간투자사업 협약을 재협의하고, 대주주단이 원금상환 연기와 이자율 조정 등 사업 재구조화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란 대안을 냈다.
또 이강덕 포항시장은 “대구모 포트세일 활동을 줄이고, 1대1 포트세일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이 시장은 전국을 누비며 여러 기업들을 한 곳에 모아 집단 포트세일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이것은 `씨뿌리기` 과정이고, 지금부터는 각개전투 식으로 실효적 활동을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포항시는 “영일만항은 대구 경북 여러분의 항만입니다”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대구 경북 기업들이 부산항으로 가는 것은 일종의 관성(慣性)인데, 그 관행을 고치는 일은 시간이 필요하다.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공략하면 성과는 있을 것이다. 또 중국 훈춘에 설립된 포스코와 현대물류센터와 협의해서 유치활동을 펼치고 미주, 유럽, 남미 등지의 원양항로를 적극 개설할 계획이라 하니 지역에서 적극 응원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대구 경북 기업들이 영일만항 돕기에 나서주는 온정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