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 본격화<BR>가계부채 급증 우려도
2%대의 주택담보 대출 금리 시대가 열렸다.
이미 1천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급증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보다 싼 이자 상품으로 대출갈아타기도 본격화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3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외환은행의 고정금리대출 최저금리는 지난 6일까지 연 3%를 넘었으나, 7일 2.98%로 떨어진 후 매일 하락세를 이어가 15일에는 2.85%까지 내려앉았다.
최고 금리마저 연 3.15%에 지나지 않아 많은 고객들이 연 2% 후반대 대출금리를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고정금리대출의 최저금리 또한 3%선이 무너져 2.98%로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고정금리대출 금리도 지난 10일 3%선이 무너져 2.97%로 내려앉은데 이어 15일에는 2.92%까지 떨어졌다.
우리은행 고정금리대출과 변동금리대출의 최저금리도 모두 3% 밑 아래로 내려왔다. 고정금리대출 금리는 2.91%, 변동금리대출은 2.9%까지 주저앉았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변동금리대출 금리는 아직 3.0%지만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 후반까지 떨어진 것은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하락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락은 이미 1천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감안하면 우려할만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년간 은행 대출을 통해 늘어난 가계 빚은 37조원에 달해 역대 최고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석달 동안 늘어난 가계대출이 무려 20조원을 넘어 가계대출 급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리가 2.8%인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1억원을 빌린 사람의 이자 부담은 월 23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 결과 대출을 너무 `쉽게` 생각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더 떨어진다면 가계부채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문제는 향후 금리가 올라가면 늘어난 가계부채가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돌아와 경기침체의 가장 큰 원인인 소비 위축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대출금리를 갈아타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대출을 갈아타기로 했어도 고정금리로 할지, 변동금리로 할지도 고민스럽다. 낮아지는 대출금리 추세를 고려하면 변동금리 대출을 받아야만 하지만 금리가 이미 바닥을 쳤고,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앞으로 시중금리가 올라 갈 가능성을 생각하면 고정금리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은행권과 자산운용 전문가 등에 따르면 3~5년 안에 대출을 상환할 계획이면 변동금리를, 그 이상이면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대출 상환 기간이 5년 이상이면 그만큼 향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예측하기 어려워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최저금리라는 말에 현혹돼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보다는 은행별로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주거래 은행에서 충분한 상담을 통해 대출을 받는 편이 가장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