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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훈풍 부는가

등록일 2015-01-19 02:01 게재일 2015-01-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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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 총리가 4월 쯤에 미국에 갈 것인데, 그 때 진주만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것이라 한다. 진주만은 일본이 기습공격으로 태평양전쟁을 유발한 곳이고, 샌프란시스코는 패전후 연합군과 강화조약을 체결한 곳이다. 아베 총리가 이 두 곳을 방문하려는 것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온 세계가 “일본은 독일과 달리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다”고 성토하는 상황에서 `반성의 속뜻`이 있는 것 같다.

일본 헌법 9조를 `평화헌법`이라 부른다. 패전 후 일본이 “공격성 전쟁은 물론 방어전쟁도 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조항이다. 우리나라에는 이 조항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위원회가 있다. 또 일본에는 `9조회`가 있고, 이 평화조항을 지키자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다카스 나오미 여사가 있다. 한국의 위원회는 이 9조회와 나오미 여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근래 한일관계가 경색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훈풍이 불기도 한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매개로 해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기존 한미 간 정보공유에서 일본 이지스 구축함(8척)에서 얻은 북한 핵·미사일 정보를 합하면 정보의 질과 양에서 훨씬 향상될 것은 물론이고, 이를 계기로 한일관계가 한결 부드러워질 수도 있다. 지금의 국제정치에서 반목과 고립은 백해무득이다. 일본의 우파들이 계속 한국에 대해 날을 세우고, 일본정부는 방관하고 있지만, 북핵·미사일에 관한 한 한·일은 공동운명이다.

서청원 한일의원연맹 회장과 여야 국회의원 8명은 최근 도쿄에서 아베 총리를 만났다. 서 회장은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올해는 양국에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니, 양국이 새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구두로 전달했다.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회복하는데 일본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고노담화를 부정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한일 간에는 의원 바둑대회와 의원 축구대회를 열어왔는데, 이 또한 계속하자는데 합의했다.

독도문제로 7년간 단절돼왔던 한일 지방정부 간의 교류도 올해 재개된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이시종 충북지사)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도쿄에서 한일 지사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양국이 각각 7명씩 참석하게 되는데, 이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따른 일이라 했다. 이 모임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격년제로 열려왔는데, 독도·위안부문제로 중단됐다. 그러나 경제·문화·관광문제를 논의할 기회조차 없앨 수는 없다는 인식만은 공유하게 된 것이다. 정치문제와 경제문제를 분리하는 것은 한일 간 뿐만 아니라 북한과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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