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신공항 합의는 이끌어냈으나…

등록일 2015-01-21 02:01 게재일 2015-01-21 19면
스크랩버튼
19일 대구에서 있은 5개 시도지사협의회는 신공항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1년 이내에 타당성 검토 용역을 외국 전문기관에 의뢰해 객관 타당한 결론을 낼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5개 시도는 이를 수용하며, 소모적인 유치경쟁은 벌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수도권에 대항해서 영남권이 공동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점에 의견일치를 보면서 `경쟁`보다 `협력`을 우선하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일단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했지만, 부산이 가덕도를 쉽게 포기할 것같지 않으므로, 또 무슨 변수가 생길지 불안감도 없지 않다.

신공항 입지 타당성 조사는 본래 지난해 8~9월에 실시키로 예정됐으나, 정부가 미적거리는 바람에 해를 넘겼고, 그 와중에 서병수 부산시장이 “가덕도신공항을 민자유치로 건설하겠다”고 해 평지풍파가 일어났다. 공항은 안보에 관련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민자는 어렵고, 정부 차원의 국책사업이다. 서 부산시장이 `민자발언`을 내놓은 것은 `가덕도 유치`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내놓은 대안이고, 못 먹는 밥에 재뿌리기로, 신공항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많았다.

김부겸 전 국회의원은 “인천공항 다리 두개만 끊으면 우리나라 경제가 결딴나는 안보적 상황에서 내륙의 안전한 공항은 절대 필요하다”며 밀양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했고, 연간 1만 명의 청소년들이 대구를 떠나는 상황에서 남부권신공항은 `수도권에 대항해서 영남권 경제블록을 견고히 하는 구심체`가 된다는 점에서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부산 등 남부지역이 소모적 경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합리적 대안을 찾아 힘을 모으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었다.

지금 남부권은 `두 개의 적`과 싸우고 있다. 내부적으로 부산의 가덕도문제가 가로놓여 있고, 외부적으로는 수도권의 `신공항 반대 논리`가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 손상을 우려한 수도권은 어떻게 하든 남부권신공항을 무산시키려 한다. 날로 비대해지는 수도권에 비례해서 남부권은 메말라가는 상황에서 신공항 하나라도 잡고 늘어지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함이 있다. 그나마 부산은 `많은 힘 있는 국회의원들`을 가진 덕분에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은 해마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영남권이 수도권에 공동대응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란 말이 이래서 나온 것이다.

이번에 우여곡절 끝에 `합의`는 도출됐으나, 불안감은 여전히 남는다. 지난해 10월 2일 창원회의에서 합의를 봤으나, 부산시장의 민자유치 발언으로 또 다시 갈등을 유발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부산이 또 무슨 `다른 소리`를 할 지 모른다. 시장 선거때 “직을 걸고” 배수진을 쳤으니, 포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정치력`에 의지하기보다는 대의(大義)를 찾아야 한다.

특별기고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