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오면서 안전불감증은 더 심하다. 포스코건설은 좋은 이미지를 가진 대형건설사였다. `재래시장 장보기`를 처음 시작했고, 민원해결에도 모범적이었다. 그 `착한 기업 이미지`가 근래 들어 손상되고 있다. 한국산업보건공단이 낸 지난 3년간의 통계에 의하면,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 중에서 포스코건설의 산재 사망자 수가 13명으로 5위였다. 대우건설이 22명, 현대건설이 17명, GS건설이 16명, SK건설이 14명이었다. 포항제철소 2고로 드라이비트 철거작업 중 포스코건설 협력업체 현장소장이 손목 절단 사고를 당했고, 지난달에는 한 직원이 목매 자살했다. 지난해에는 판교 환풍기 붕괴 추락사고가 났다.
청도군 지역에는 도로를 점거하면서 불법주차하는 차량들이 많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은 통행 불편 뿐 아니라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청도교에서 농산물유통공사 간의 158m 도로의 경우 2개 차선 중 1개 는 불법주차 때문에 “개통 전보다 못하다”는 불평이 나온다. 심야시간대의 원정교 부근은 대형화물차의 상설 주차장 처럼 돼 있으며, 화물을 적재한 화물차들이 교량 주위에 불법주차해 교량 안전을 위협하고 대형 교통사고 위험까지 상존한다.
그렇지만 당국의 단속활동은 보이지 않는다. 불법주차 차량들이 시야를 막아 다른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이 위험하지만, 군청 관계자들은 “화물차 운전자들이 대부분 생계형이라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한다. 영세 차주들을 봐주기 위해 주민들은 위험에 내몰려도 좋은가. `지방재정 열악`이 걱정인 상황에서 과태료 부과를 하지 않는 것도 직무유기이고, 안전불감증의 대표적 징표이다.
지난 18일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 야산에 불이 나 소나무 60여 그루 등 임야 0.1ha를 태우고 3시간 여만에 진화됐으나, 30여 시간이 지난 후 같은 지역에 다시 산불이 났다. 소나무재선충 훈증무더기에 남은 불씨를 제대로 진화하지 않아 겨울 강풍에 재점화된 것이다. 이 또한 안전을 소홀히 한 정신적 해이 탓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우천시에나 야간에도 잘 보이는 hi-line 차선을 전국 고속도로 중앙선과 갓길에 설치하고 있다. 유리알을 섞은 도료로 차선을 그으면 반사광이 생기고, 수명도 길고, 교통사고도 23% 줄인다. 중앙에서는 이렇게 `안전한국`을 위해 노력하는데, 지방에서는 아직 밤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