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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할매의 날`의 의미

등록일 2015-02-04 02:01 게재일 2015-02-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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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가족시대에는 증조부모, 조부모, 부모, 자식이 한 가족이었다. 3대가 한 가족인 경우는 일반적이고, 4대가 한 울타리 안에 사는 일도 흔했다. 심지어 9촌까지 한 담장 안에 난다고 했다. 대가족 시대에는 며느리가 층층시하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구성원 각자가 역할을 분담했으니, 육아는 조부모의 몫이었다. 그러니 오늘날과 같은 어린이 학대 사건 같은 것이 있을 리 없고, 할아버지는 5살 난 손주에게 집에서 글을 가르쳤다.

대가족시대에는“아버지는 매로 버릇을 고치고, 할아버지는 자애로 글을 가르친다”란 말이 있었는데, “매 맞고 배운 자식이 효자되고 충신된다”고 했다. 교편(敎鞭)이란 말이 그 흔적인데, `매를 들고 가르친다`는 뜻이다. 교사가 됐다란 말을 “교편을 잡는다”고 했다. 이같은 전통적 교육방법이 아동학대로 변질됐을 수도 있겠다. 오늘날 핵가족시대에는 이같은 역할분담을 할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에 국가가 무상보육정책을 확산시켰다.

경북도는 지난달 27일 목욕업·이용업·미용업·외식업 등 4개 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할매 할배의 날인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는 손주와 조부모가 함께 이들 업소를 이용하면 요금을 할인해주기로 했다. 가족공동체의 의미를 회복하고 확산시키기 위함이다. 대가족시대에 조부모가 손주의 인성교육을 맡았던 것처럼 그 미풍양속을 오늘날에 되새겨 그 장점을 취해보자는 의미이다. 체결식에서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할배 할매의 날이 옛 것을 배워 새로움을 창조하는 날로 자리잡기 바란다”고 말하고 “식품 안전망 강화와 공중 의약 서비스 향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경북도는 지난달 31일 대구·경북 공동협력 MOU체결식을 갖고 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체결식에는 김관용 지사, 장대진 도의회 의장, 이영우 도교육감, 우동기 대구교육감, 권영진 대구시장, 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 김치원 경북지방경찰청장, 이상식 대구지방경찰청장 등 8개 기관단체장이 참여했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캘리그라피, 캐리커쳐, 엽서쓰기 등의 체험부스도 운영했다. 산업화에 따른 가족공동체의 붕괴라는 사회적·정서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할매할배의 날 조례`를 지난해 11월에 제정했는데,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우리의 삶이 풍요를 구가하기는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핵가족시대가 되면서 젊은 세대들이 편해졌는지 모르나 그 댓가도 엄청나다. 바로 노인문제이다. 자식에게 학대받는 노인들, 소외된 노인들, 독거노인들, 그리고 맞벌이부부의 육아문제 등 숱한 문제점들이 불거진다. 가족공동체란 말 자체가 사라진 시대에 그 `흔적`의 일부나마 되살려보자는 이 운동에 많은 호응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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