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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권 품격 높일 때

등록일 2015-02-04 02:01 게재일 2015-02-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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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여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것은 우리 지역으로서는 오랫만의 경사이다. 19대 국회에 들면서 대구·경북지역 출신의 최고위원 한 사람도 배출하지 못할 때는 낙담이 컸다. 대통령을 연속 2명이나 배출하고, 박정희 국가중흥 대통령까지 낸 지역인데, “이게 무슨 초라한 몰골이냐”는 탄식도 나왔었는데, 이번에 그 답답함을 풀었다.

유 원내대표의 선출은 그 내포된 의미가 매우 깊다. 이주영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극찬을 받았다. 세월호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줘 `책임 있는 행정인의 참모습`이라 했다. 그래서 국민들도 박심(朴心)을 따른다면 이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었다. 그러나 표심은 박심보다 민심(民心)을 따랐다. 큰 표 차이로 유 후보가 이겼다. 과연 민심이 천심이었다. 대통령의 지지도가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던 40%를 무너뜨리고 29%대로 내려 앉는 상황에서, 이번 투표결과는 많은 변화를 몰고 올 징조를 보인다.

김무성 당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생각`을 같이 한다. 둘 다 청와대에 대해 “할 말은 한다”는 입장이고, 청와대에 끌려가는 당이 아니라, 입법과 정무에서 당이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고 한다.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 문건 유출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얼라들”이란 용어를 썼다. 자신의 휘하에 있다가 청와대로 들어간 사람들을 `철부지 애기`로 표현한 것인데, “저 철부지들이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다”는 의미를 품고 있었다. 그리고 `대통령의 견고한 고집`을 꼬집으면서 “정당이 민심의 바다위에 서서 정부와 청와대를 자꾸 설득하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민심을 바로 읽지 못해 지금의 사태가 왔다는 뜻이다.

김무성 당대표는 개헌문제를 놓고 `들이받기와 사과`를 했고, “청와대가 당과 상의 없이 이것 하라 저것 하라 하니, 당은 뒤치다거리 하다가 골병든다”는 불평도 했다. 이것은 유 원내대표의 “청와대 얼라”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그리고 정책위 의장에 뽑힌 원유철 의원도 “민심과 동행하는 정책”을 말했으니, 3명 여당 당직자의 의견이 일치한다. 이렇게 되면 `증세 없는 복지 고집`이나 `견고한 인사 고집`도 민심에 부합하는 쪽으로 변화될 것이 예상되기도 한다.

남부권 신공항 입지 문제나, 유 원내대표가 늘 주장하던 K2 이전 문제도 탄력을 받을 것이 예상되는 등 우리지역에 힘이 실린다. 중책을 맡은만큼 그에 걸맞는 품위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지역 여성 국회의원의 남편이 대구수성의료지구를 조성원가에도 못 치미치는 헐값에 분양해달라는 외압을 행사했다고 한다. 지금이 어느때인데 甲질이며, 국회의원 권세를 업고 외압을 행사하나. 대한항공 부사장이 갑질 한번 잘못하다가 법정에 서는 꼴을 보고도 그 짓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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