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통합 할 정도로 상황 나쁘지 않아…”<br> 김정태 회장 주장하던 조기통합론 실체조차 불분명… ‘연임 때문’ 의혹도 제기
외환은행 노조의 ‘하나-외환은행 통합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측의 판결문이 화제다.
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2.17 합의서’는 여전히 그 효력을 지니는 것으로 결정됐다. 최근 하나지주 김정태 회장이 ‘하나-외환은행 통합은 경영권, 노조의 동의는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는 의견을 밝힌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우선, 법원 측은 2.17 합의서가 ‘금융위원회의 중재 아래 오랜 시간 논의와 절충을 거쳐 신중하게 작성되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당시 오랜 갈등을 거듭하던 외환은행의 합의서 체결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 앞에 공표될 만큼 화제였다. 때문에 금융위원장의 서명까지 담긴 ‘노사정 합의서’로써 진정성을 가지고 지켜져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무효화하겠다는 하나지주와 외환은행 경영진의 주장은 법원에 의해 기각되었다.
다음으로, 하나지주가 조기통합론의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우던 ‘금융위기’ 또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하나지주는 ‘하나·외환은행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조기통합을 그 대안으로 주장했다. 악화된 금융환경에 따라 조기통합이라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근거자료로 제출된 ‘한국금융연구원 선정 2014년 금융권 10대 뉴스’에 따라 2015년 국내 은행의 경영성과가 현재보다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때문에 경영악화와 은행의 생존을 관련지어 조기통합을 주장해 온 하나지주의 태도는 ‘지나치게 비관적인 추정에 근거한 것으로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는 비판마저 듣고 있다. 한 외환은행 직원은 “그동안 경영진이 주장해온 경영위기는 정말인지, 꾸며낸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은행의 미래를 위해서라는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진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이처럼 하나지주가 주장했던 근거들이 신빙성 부족으로 드러나면서, 하나지주가 조기통합을 주장했던 진짜 이유에 대해 기존의 돌던 연임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미 직원들은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거론하며 의심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연임을 위한 조기통합’ 이라는 의혹을 받게 된 김 회장의 입장 발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