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충돌조절 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최근 5년간 30% 이상 늘었다고 했다. 2009년 3천 720명이던 충돌조절장애 환자 수가 2013년에는 4천 934명으로 32.6% 중가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경쟁일변도의 사회 분위기와 자기중심적 성장환경` 때문으로 본다. “해소되지 않은 불만이나 좌절감이 불안을 키우고 이것이 우발적이고 폭력적인 범죄로 표출되는 것”이란 진단이다. 또 “동물들도 우리 안의 밀도가 높아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공격적 성향을 보인다. 한국사회가 전체적으로 압박감이 높고, 삶에 대한 긴장감이 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하는 정신과 전문의도 있다.
과거에는 사회에 대한 분노나 불만이 `자기파괴적 형태`로 나타나 자살로 이어졌다. 특히 문화예술인들의 자살은 낭만적으로 보여서 모방하기도 했다.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자살한 사람, 윤심덕과 그 애인의 현해탄 투신을 모방하는 사람 등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분노가 자기 자신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남에게 향한다. 핵가족시대에 자녀를 왕자·공주로 키운 탓도 있다. 떼를 쓰고 고집을 부리면 다 들어주는 것으로 알고 컸는데, 사회에 나가면 그것이 통하지 않고 도처에 장애물이 늘려 있으니 불만과 분노가 쌓이는 것이다. 가정에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지 않은 탓이다.
사회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여성도 예외일 수 없다. 여학생들의 동료 학생에 대한 잔인한 폭력을 보면, 남성보다 여성 폭력이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대한항공 여부사장의 `폭력적 갑질` 등도 그 사례가 될 것이다.
특히 최근에 들어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여성만이 아니고 남성들이 많다는 것도 현대사회의 한 특징이다. 과거에도 남편들의 폭력피해가 없지 않았으나, “여북 칠칠치 못했으면 마누라한테 맞고 사나”란 소리를 듣기 싫어 극력 숨겼지만, 요즘에는 “아내가 술을 먹고 때린다”는 신고전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가정과 학교가 인성교육에 더 힘을 써야 한다. 인성교육이 사라진 사회의 한 병리현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