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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행정이 걱정된다

등록일 2015-02-09 02:01 게재일 2015-02-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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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경북도내에서 발생한 집회 시위는 총 3천102건인데, 그 중 경주가 914건으로 최다였다. 포항은 562건, 구미는 206건, 울진은 64건이었다. 인구 30만 미만의 도시 경주가 왜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보다 2~3배 많은 집회 시위를 겪는가.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진단해서 처방전을 마련해야 한다. “사람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거든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는 논어의 말씀이 있다. 시 행정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돌아 볼 일이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지어진 화백컨벤션센터(HICO)는 다음달 문을 열 예정인데, 그 운영을 두고 걱정이 많다.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탓이다. 재단법인은 영리사업을 못하게 돼 있으니, 모자라는 재정은 시예산으로 메워야 한다. 올해의 총비용은 31억원인데, 20억원은 시예산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11억원은 시설 대관료와 식음료사업 수익, 부대시설 임대료 등으로 조달할 예정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 또한 시민혈세로 땜질을 해야 한다. `모자라면 시민혈세로, 남으면 성과급 잔치로`그렇게 운영되니, 경영은 실로 땅짚고 헤엄치기다.

사장의 연봉은 9천만원으로 책정됐다. 또 임원은 15명인데, 그들의 연봉 또한 사장과 엇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어떤 인물들이 임원으로 선임되는가 하는 것도 눈여겨 볼 사항이다. `선거에 공로가 많은` 인물들에게 주어지는 논공행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떡고물이 아니라, 떡 한 주먹씩을 떼어주는 용도로 컨벤션센터가 이용될 공산이 없지 않다. 대구 엑스코는 당초 사단법인으로 출범했으나 2007년 `주식회사`법인으로 변경했고, 사장 등 경영층이 힘껏 수익을 창출해서 시민혈세를 빨아먹지 않는다.

화백컨벤션센터도 50% 이상의 지분을 경주시가 갖는 주식회사로 출범해야 `책임경영`이 가능하고, 실적이 나쁠 경우 퇴출될 길을 만들어두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대구 엑스코는 경영층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국제적 규모의 회의를 유치하고, 자체 기획 전시 등 행사를 유치해 성공시켰다. 시민의 주머니 울궈낼 궁리나 하면서 선거 논공행상에 이용할 공기업으로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이 또한 시민의 집회시위의 대상이 될 것이다.

경주시가 8억원을 들여 원효로 250m에 대해 도시미관개선사업을 벌여 올해 준공했는데, 이 거리가 마치 `장례식 거리`같은 인상을 준다는 여론이다. 석재포장공사는 흰 바탕 그대로 했고, 인도 경계선에 설치한 블라드는 검은 바탕에 흰 줄 두개로 돼 있어어 흡사 `상주의 팔에 두르는 상장(喪章)`같이 보인다. `흰 바닥길에 상장 같은 블라드`의 길이라면, 이것은 `장례식 전용도로`같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다. 경주시 행정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진단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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