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은 최근 “명심보감을 만화로 만들어서 초·중학생들을 교육시킬”생각이라고 했다. `명심보감`은 성현들의 말씀 중에서도 `인간을 인간 답게 만들` 명언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주로 중국 성현들의, 그 시대상황과 그 시대 사람들에게 맞는, 말씀들을 모았기 때문에, 지금의 시대에 맞지 않고 지금의 사람들에게 생경한 부분도 많은데, 이를 어떻게 취사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고, 명심보감만으로 만화를 만들지 말고 다른 명언들도 추가하는 방안도 생각해야 할 일이다.
올해 7월부터 `인성교육진흥법`시행된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인성결핍이 군 인권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인성교육 예산 집행과 후속 조치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권장`만 하는 인성교육이 아니라 법으로 뒷받침되고 예산이 수반되는 실효성 있는 인성교육으로 나아가겠다는 뜻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우리 교육이 지나친 입시경쟁으로 가다보니 1등을 하기 위해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 문제였는데, 법을 제정하고 정신개조운동을 해줘 감사한 일”이라 했다. 국회의장이 전국 시·도교육감들을 국회에 불러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나온 말들이다.
그러나 대학이나 기업으로 가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인문계를 뽑아서 전반적으로 직무교육을 하는 것보다는 이공계를 뽑아 인문학 강의를 해주는 것이 회사입장에서는 경제적”이라 하는 것이 기업들의 주장이다. 황우여 교육장관이 “취업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 자기 개발을 위한 인문학을 생각”하자는 것은 `이공계 정원은 늘리고 인문계 정원은 줄이겠다`는 뜻이다. 어떤 기업들은 “인문학적 창의력이 기업의 미래다”라고 대외적으로 외치면서 내부적으로는 `이공계 우선`선발을 지속한다. 삼성전자는 신입사원 85%를 이공계에서 채용하고, 현대자동차는 전원 이공계에서 선발하고 있다.
구글, 애플, 인텔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여전히 `인문학의 힘`을 중시한다. 이들은 신입사원 50%이상을 인문계에서 선발한다. IT산업은 창의력에 그 바탕을 두고 있으며, 인간정신 연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세일즈에서도 인간심리 분석이 열쇠이고, 설득력도 인문학적 소양에서 배양된다. 또한 인성교육과 인문학은 언제나 동행(同行)해야 할 운명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