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장 새로 선임하는 등 조기통합 준비 박차…<br> “신뢰 회복보다 조기통합 선택한 것” 대내적으로 직원들 간 불만 높아
하나지주의 변덕스러운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통합은 대박’이라며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와 합작하여 통합신청을 통과시키려던 하나지주의 계획은, 법원의 판결문 아래 수포로 돌아갔다. 더욱이 사법부에서는 그동안 하나지주가 조기통합의 근거로 제시한 ‘경영위기’와 전혀 반하는 판결을 내렸다.
김정태 회장이 은행의 상황을 ‘위기’라고 판단했든 아니든 간에, 거대 금융그룹의 지주로서 신뢰에는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전자라면 금융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한 셈이고 후자라면 금융권의 신뢰와 양심을 저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법원에서의 판결로 더 이상의 조기통합 강행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남은 카드는 외환은행 노조와의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금융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하나지주 측에서 몸을 사리지 않겠느냐.’며 ‘노조와의 합의가 중요해진만큼, 강경책보다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미 하나지주가 예정했던 통합 기일을 넘기게 된 상황에서, 차라리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하나금융 측에서는 판결이 내려진 직후 ‘조기통합 계획을 잠시 쉬어가겠다.’는 뉘앙스의 신문광고를 내보낸 바 있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잠시 노·사 간의 화해모드가 조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일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지주는 급작스럽게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해 조만간 서울중앙지법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임을 밝혀 다시금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예비인가 승인 신청서를 철회한 지 4일 만의 입장 번복이다.
이에 한 노조 관계자는 “하나지주 김정태 회장이 사법부의 판결에 반기를 든 셈이다. 통합이 연기된 만큼, 이번에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김 회장은 책임도, 사과도, 반성도 없이 행동하고 있다.”며 김 회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쯤 되면 정말로 김 회장이 은행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 의심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직원들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노력보다, 다시 한 번 조기통합을 선택한 김 회장에게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