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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록유산 후보군들

등록일 2015-02-16 02:01 게재일 2015-02-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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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기록문화는 세계적이다. 신라와 고려의 기록들은 많은 전화(戰火)속에서 불타 없어졌지만, 조선시대의 기록들은 우리 조상들의 탁월한 지혜에 의해 상당수 살아남았으니, 그 대표적인 것이 조선왕조실록이다. 4부씩 만들어서 4대 사고(史庫)에 보관한 지혜 덕분에 임진왜란·병자호란·일제강점기·6·25동란 등을 거치면서도 살아 남았다. 어느 나라든 정치사는 있지만, 조선왕조실록만큼 충실하고 객관적인 기록은 없다. 물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지만, 왕조실록은 그런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래서 이 기록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훈민정음`과 함께 당당히 등재됐다.

1907년 2월 21일 대구 광문인쇄사 김광제 사장과 서상돈 부사장은 “나라의 빚 1천300만원을 모든 사람들이 담배 끊고 매달 20전씩 모아 갚자”는 모금운동을 선포했고, 이 운동은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당초 이 일은 여성들로부터 시작됐다. 밥 지을때 한 숟갈씩 따로 떠내어 모아두었다가 이를 나라빚 갚는데 쓰자는 운동을 시작했고, 남자들도 가만 있을 수 없다 해서 본격적으로 벌인 것이 국채보상운동이었다. 이 일은 정부가 유도한 것도 아니고, 국민이 스스로 벌였다는 점이 특별한데, 그 정신은 IMF때 자발적인 금모으기로 이어졌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당시의 기록들을 최대한 모아서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일이야 말로 세계적으로 그 유래가 드문 `나라빚 갚기 운동`으로 널리 자랑할만하다는 것이다. 추진위는 각 기관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관련 기록 1천여점을 취합해 7월 중 문화재청에 신청하고, 이를 통과하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거쳐 유네스코에 제출하며, 그 등재 여부는 2017년 6월에 결정된다. 대구시민 뿐 아니라 전국민이 호응해서 협조해야 할 일이다.

경북도는 `종가음식조리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목적으로 학술용역을 의뢰했고, 최근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지역의 종가를 중심으로 전해 내려오는 음식조리서 중에서 음식디미방, 수운잡방, 온주법, 시의전서 등의 연구를 진행했고, 이에 참여한 교수들은 “음식 하나에 다양한 재료, 형형색색의 고명, 갖은 양념 등을 담아내는 한식은 우주를 담는 음식”, “종가 음식조리서는 유교문화와 관련된 유일한 조리서로 주부에 의해 한글로 집필됐고, 다른 나라 조리서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음식디미방과 수운잡방은 제작연대, 제작자가 명확하고 내용의 독창성에 비춰볼 때 세계기록유산 가치가 충분하다”란 평가를 내렸다.

경북도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문화재청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 기록물공모에 신청할 방침이다. 이 또한 도민 전부가 한 마음으로 성원할 일이다. 한식의 세계화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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