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그 형산강이 경주권과 포항권으로 관할권이 분리됐고, “경주의 가축분뇨 섞인 강물을 포항이 걸러 마신다”며 지역갈등을 유발시키고, 이웃 지자체 간 분란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형산강 프로젝트는 그 모든 분쟁을 잠재우고 상생 협력의 주체가 될 뿐 아니라, `신미래전략`과제의 중심 프로젝트로 부상하게 만들었다. 형산강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잘만 활용하고 개발하면, 경주와 포항이 살아갈 미래의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와 포항시, 경주시는 형산강프로젝트 전담부서를 구성해 7대 전략과 30여 개 단위사업으로 추진체제를 구축하고, 앞으로 마스터플랜 수립과 핵심 선도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게 된다. 도는 형산강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방향과 정책제안을 위한 `형산강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경북도와 포항시, 경주시 간의 상호협력 증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형산강 포럼 개최 등 프로젝트 기본계획 완성을 위해 체계적·조직적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그런데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처음부터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이 보여지고 있다고 한다. 무릇 모든 사업에는 기초작업이 중요하고, 토대를 든든히 잘 닦아놓아야 건물이 충실할 것인데, 그 기초작업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위에 지은 집이 온전할 리 없다. (가칭)형산강미래포럼은 3일 경주에서 비전선포식을 연다며 조직체계(안)을 공개했는 데, 분과위원 37명 중 28명이 대학교수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대학교수에는 `사회적 프리미엄`이 붙어 있으니 `가장 무난한 선택`이란 평가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대학교수가 `만능`은 아니다. 오히려 “이론과 이상에 치우친 편견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는 직종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 2001년 (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와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전공 교수들과 함께 1년간 형산강을 실제 답사 연구했고, 그 결과를 `형산강`이란 문화역사지리지에 담아냈고, `수질환경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런 노하우를 가진 사회단체들과 학자들이 이번 미래포럼 조직구성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실무진에는 `사업가`들이 대거 들어갔다. 졸속과 장삿속이 엿보인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첫단추가 잘못 꿰어지면, `청사진만 화려한`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