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거는 엄격한 선거법에 의해 많이 맑아졌지만, 조합장 선거는 아직 멀었다. 묻지마 고발, 흑색선전, 상대 후보 흠집내기 등이 아직 자행되고, 당선이 유력한 후보자나 현직 조합장 깎아내리기가 기승을 부린다. `유력자`는 으레 공격목표가 되지만, 조합장 선거에서는 도가 지나치다. 사실확인도 없이 상대 후보가 불법선거를 한다며 당국에 신고하는 일이 많고, 선거운동이 금지된 장소에서 명함을 돌리는 등 불법선거운동도 기승을 부린다. 고소 고발이 봇물을 이루니, 선거 후에도 그 후유증이 클 공산이 크고, 결과가 뒤집히는 일도 없지 않을 것같다.
후보자 본인 외에는 아무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조합장선거법인데, 지지자들이 호별 방문을 하며 돈으로 유권자를 매수하다가 적발된 일이 경주와 청도에서 발생했고, 구속되거나 불구속 입건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개중에는 20만원을 받은 조합원이 선관위에 자수해 부정을 폭로한 사례도 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의 사전선거운동 정황은 많고, SNS를 통해 후보자 인터뷰 영상 등을 게시한 후보자가 경고를 받는 사례가 김천과 포항 등에서 속출했다. 자기 해당 조합이 아닌 다른 인터넷 홈페이지의 게시판이나 대화방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조합장 선거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한 가지 있다. 바로 `상품권을 조합원들에게 돌리는 시기`가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선거가 명절과 맞물려 있을 때나 `선거 전`에 상품권을 돌리는 것이 문제된다. 교육지원사업비를 편성해 조합원들에게 환원할 목적으로 상품권을 지급하는 일이 관행이었으나, 조합장 선거와 시기적으로 맞닿아 있을 때는 문제가 된다. 현직 조합장의 프리미엄으로 인식될 수 있으니, 다른 후보자들이 불만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상품권 지급은 선거후로 미루는 조치가 필요하다.
FTA시대에 경제영토는 넓어지고 있지만, 좁은 국토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농·축·수산업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대륙과는 아예 맞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나마 경쟁력을 조금이라도 확보할 방법은 `깨끗한 조합·누수 없는 건강한 조합`을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바로 서야 한다. 부정 부패가 발붙이지 못하는 조합을 만드는 것이 경쟁력 제고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