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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취약기와 공조체제

등록일 2015-03-16 02:01 게재일 2015-03-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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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강풍이 부는 봄철은 연중 산불이 가장 많은 계절이다. 각 자치단체들이 특단의 대책을 세워 이에 대비하지만 산불은 거의 연중행사처럼 일어난다. 지난 주부터 경북지역에서는 매일 소방헬기가 떠다닌다. 소방헬기 덕분에 대형산불로 번지는 일은 막아지고, 특히 행정구역에 상관 없이 인근 자치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공조하는 모습이 올해는 더 돋보인다.

지난 10일 경주와 포항 경계지점인 경주시 강동면 안계리 뒷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포항지역으로 번지지 않고 이틀만에 진화됐다. 그날 따라 심한 강풍이 불었고, 포항지역으로 번질 조짐이 농후했었다. 그러나 경주시와 포항시 간의 `형산강 프로젝트`는 여기서도 빛을 발했다. 급박한 상황에서 포항시의 공무원과 헬기가 집중 투입되고, 소방헬기 기장 등 산불진화에 동원된 공무원들에 대한 숙식문제를 포항시가 도와주면서 효과적인 진화작업이 진행됐고, 예상밖으로 신속한 진화가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울진산림항공관리소는 대형 소방헬기 2대를 출동시켜 진화를 도왔다. 울진관리소는 그 관할 구역이 울진, 영덕, 영양, 봉화, 울릉 등 5개 시군으로, 경주시와 포항은 담당권역에 포함되지 않는데도, 곧바로 출동했다. 포항, 경주는 경남 양산산림항공관리소 관할이다. 울진관리소는 강석호 국회의원의 국비 확보 노력으로 산림청이 지난해 10월에 개소, 현재 대형 2대, 중형 1대의 소방헬기와 18명의 공무원이 배치돼 있다. “유사시 여러 관리소가 동시에 출동한다”는 규정도 있지만, 이웃의 재난에 대응하는 그 상조정신이 돋보였다.

경주 안계리 뒷산의 산불로 5억2천여만원의 피해를 봤고, 복구에 수십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지만, 지자체 간의 공조체제 구축이라는 귀한 교훈을 얻었다. 다만 화재 원인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발화지점에서 해병대 1사단이 야영훈련을 했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신호탄이 잘못 터져 불씨가 됐으며, 1천여 명의 해병대 대원들이 진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했다는 인근 주민들의 목격담도 있지만, 해병대에서는 “속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산불에는 책임소재를 엄격히 따지기 마련이지만, 해병대원들이 평소에 보여준 남다른 대민봉사활동을 감안해서 원만히 해결됐으면 한다.

건조한 기후에 강한 바람은 작은 불씨도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정월대보름날에는 아이들의 쥐불놀이도 금지시켰다. 산불취약기에는 등산도 자제하는 것이 좋고, 흡연자들은 아예 산에 가지 말아야 한다. 산에서 불씨를 다루는 일은 절대 엄금해야 한다. 산과 가까운 곳에서 논밭두렁 태우기는 매우 위험한 일이며, 무속인이 산에서 촛불을 켜고 굿을 하는 행위도 위험하다. 또 봄철 해빙기에는 등산길 낙석사고도 빈번하니, 미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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