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지역상권 보호를 중시했지만, `법적 판단`과 `행정적 고려`는 다르다. 법적 판단에는 `예·아니오`가 분명하지만, 행정적 판단에는 `융통성의 여지`가 남아 있다. 대형 관광호텔이 없어 관광객을 경주에 고스란히 뺏기는 상황에서 대형호텔의 포기가 과연 포항경제를 위해 바람직한가 하는 것은 `행정적 판단`에 맡길 일이다. `전부 아니면 0`이 아니라 `상생의 길`을 찾는 타협과 협상과 양보의 정신이 발휘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제로섬 게임`으로 가면 사업자와 포항 양측에 큰 손실이 돌아간다. 업체측은 초기 투자금 20억원에 계속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포항은 머물러가는 관광의 요체인 대형호텔을 잃게 된다. `지역상권`과 `포항의 미래`를 놓고 비교형량을 해야 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이고, 이 문제를 놓고 호텔사업자와 포항시, 지역상인, 포항시민이 모두 나서서 지혜를 모으고, 지역출신 국회의원들도 상생의 길을 찾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포항시 관계자가 실마리를 이야기했다. “사업자 측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마트 규모를 축소하거나 판매제품의 종류를 제한하는 등의 노력과 함께 반대측 시민을 아우르고 사회적 합의를 유도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 말에 해결책이 들어 있다. `상생을 위한 양보정신`을 발휘할 장(場)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KTX 포항선 개통으로 포항관광이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 때를 맞춘 호텔 오픈이 무산된다는 것은 차려놓은 밥상을 뒤엎는 일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일`을 위해 행사참석을 대폭 줄이겠다고 했다. 그 `일`이란 것이 바로 갈등을 봉합하는 중재노력이다. `얼굴 내놓기` 시간을 줄이고 `정책구상`에 더 시간을 배정하겠다면 우선 `롯데마트`문제에서 역량을 보여야 한다. 포항에는 `양보정신의 선례`가 있다.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를 앞두고 허상호 삼도건설 회장이 양보를 했고, 그전에는 박병재 범한산업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 아름다운 양보정신을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에 접목시킨다면 그것이 바로 상생의 지혜가 될 것이다. 포항시장이 중재에 나서고, 시민들이 응원하고, 이해관계자들이 한 걸음씩 물러선다면, 포항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