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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에 휘둘리는 국사교과서

등록일 2015-03-30 02:01 게재일 2015-03-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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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싸이나 소녀시대 같은 K팝 스타를 기술한 교과서는 6종이나 됐지만 천안함 폭침을 담은 것은 3종에 불과하다”고 했다. 교학사·두산 동아·지학사 3개사가 그것인데, 그나마 이를 구체적으로 자세히 설명한 것은 교학사 교과서가 유일했고, 다른 두 교과서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이란 표현이 단 한 번 나왔다. 또 연평도 포격 사건이나 북한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사례를 여러 문단에 걸쳐 상세히 적시한 교과서는 교학사 밖에 없었고, 다른 5종은 한 두 문장으로만 요약했다.

한 의원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교과서 집필진의 자격 기준이 없어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단체 소속 인사들이 대거 교과서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데 이어 7명이 전교조 소속이었고, 주진오 교수와 정재정 교수 등 2명은 역사문제연구소 소속이고, 한철호·김기승 교수 등 4명은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이라고 했다. 역사문제연구소는 “6·25때 미군의 개입으로 한반도 통일이 실패했다”는 칼럼을 쓴 김정구 전 동국대 교수,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한 강만길 전 고려대 교수가 속해 있고, 민족문제연구소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가 고문으로 있는 단체라고 한 의원은 지적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이냐, 적화통일이냐, 두 가지 통일방안을 놓고 이념갈등은 오래 지속되고 있다. 북한에서 “자유민주주의식 통일을 해야 한다”고 외치거나 그 비슷한 발언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당장 총살당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갈 것이지만, 남한에는 북한을 편드는 인사들이 적지 않고, 아직 숨쉬고 있다. 그리고 수시로 북한의 주장에 동조한다. 그들의 내심에는 `적화통일`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종북 좌파`란 말이 그래서 나왔다. 좌파정권 10년 동안에 그런 기류가 형성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국사교과서를 두고 갈등을 빚는 이유가 바로 이같은 `이념을 달리하는 인사들`이 교과서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분단국가의 숙명`이라고 체념할 수만은 없다. 서로 다른 내용의 국사교과서, 반대로 기술된 국사, 정치이념에 휘둘리는 역사를 학생들에게 배우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중심` 잃은 일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사교과서 내용이 달라진다면 이는 불행한 일이다.

우리 해군 장병 46명이 희생됐던 그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외국 전문가들까지 대거 참여한 합동조사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 침몰 원인”이라고 밝혔음에도 굳이 북한의 주장을 옹호하는 인사들이 국사교과서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크게 잘못된 일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국사교과서에 관한 한 `국정`으로 가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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