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입점하지 않으면 호텔이 문을 열 수 없다. 두호복합상가호텔 건물이 시중은행 5곳에 담보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입점하지 않으면 STS개발(주)는 매달 200억원을 갚지 못하게 되며, 담보로 잡힌 건물에서는 모든 영업이 불가능하다. 이와같은 법적인 이유도 있지만, `마트 없는 호텔만의 영업`은 수익을 보장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지방 호텔이 객실점유율 50%에 그치는데, 호텔 수익만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마트에서 벌어 은행 빚을 갚아야 하는 재정적 이유도 있다.
두호동과 장성동 주민들, 그리고 인근 다른 지역 시민들도 이같은 사정을 알기 때문에 “포항 관광의 발전을 위해 재래시장 상인들이 대승적인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보이면서, 포항시가 적절한 타협안을 가지고 중재에 나서주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KTX라는 대망의 교통망이 확보되어서 포항이 교통오지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맞았고, 수도권 등 외지 관광객들이 증가할 것이고, 물류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형호텔의 건설은 시의적절하고, 이 일이 차질 없이 수행되어서 포항발전의 초석을 놓자는 시민들의 바람을 외면할 수 없다.
현재 대형마트는 대부분 포항 남구에 집중돼 있다. 포스코와 철강공단이 남구에 있어서 구매력이 북구에 비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북구에는 죽도시장이 있어서 포항시 경제의 효자 노릇을 꾸준히 해오고 있지만, 롯데마트가 입점되면 다소의 손실이 예상되어서 재래시장 상인들이 반대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협상의 여지는 있기 마련이고, 서로 양보정신을 발휘하면 쉽게 타협안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포항관광과 물류의 확대`라는 대의(大義)를 생각한다면, 결과적으로 재래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은 물론이다.
외지 관광객들 중에는 죽도시장의 활기찬 어시장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 재래시장 자체가 관광자원인 것이다. 관광객들이 호텔에 부속된 마트에서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고, 재래시장에서 더 많은 수산물을 살 것이다. 그것은 `머물러 가는 관광`을 매개하는 대형 호텔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