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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이 더 아름답다

등록일 2015-04-06 02:01 게재일 2015-04-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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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동해선 개통 이후의 미래를 그려보는 청사진이 화려하다. 교통오지였던 동해안이 새로운 시대를 맞아 즐거워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도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일이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온 지역민들이 지혜를 모아 `최선의 길`을 찾아내는 노력도 필요하다.

KTX 개통으로 관광객이 늘어나면 동해안의 해양관광도 새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을 출발해 영일만북방파제~호미곶~포스코~송도해수욕장을 경유하는 새로운 해양관광코스를 포항시가 논의하고 있다. 포항운하의 연장선상에서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해서 40㎞ 이상의 해양관광코스를 개발하려는 것이다. 북방파제 친수공간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시설이고, 호영8경은 인공이 가해지지 않은 자연의 풍광을 그대로 살린 절경이다.

포항제철소는 산업관광의 필수코스이고, 특히 제철소의 야경은 `빛의 도시 포항`의 상징이다. 호랑이꼬리 호미곶은 한민족해맞이공원으로 선정돼 있고, 연오랑 세오녀상이 있고, 화석박물관이 있으며, 풍력발전기가 돌아간다. 한국 최초의 등대박물관이 있고, `구만리 바람`으로 유명한 호미곶 해변에 호미수회가 오래전부터 해송을 심어 성공시켰는데, 울창하게 자란 그 소나무들과 청마 유치환의 `영일만 시`와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를 새긴 노래비도 볼거리다. 구룡포 근대화거리와 감포의 문무대왕 수중릉과 감은사 등 문화관광 자원은 무궁무진하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철도역은 접근성과 역세권 개발 수준에 따라 도시중심지역으로의 발전이 가능하므로 KTX 신포항역의 역세권은 동해안 중심지역으로서의 위상에 적합한 개발이 요구된다”며 “포항시내 연계뿐 아니라 동해안 지역으로의 연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해양스포츠 수요에 대비한 기존 거점시설과 연계한 항만 개발”을 제안했다.

그런데 우리는 `뜨는해`를 맞기에 정신이 팔려서 `지는해`의 처연한 아쉬움을 잊고 있다. 100년의 추억을 안고 폐쇄되는 포항역과 영영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새마을호는 `처연한 아름다움을 가진 저녁노을`이다. 부산~포항 간을 달리는 무궁화호는 신역사에서 운행하게 되면서 포항구역을 영영 떠났다. 그 송별식은 너무 초라했다. 중앙동주민센터 동장과 주민들만 나와 조촐한 환송식을 했다. 포항시장과 부시장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는해`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2일 KTX가 정식운행을 시작하는 날에는 사물놀이 축하공연, 승객에 꽃다발 증정, 축하메시지 남기기, 기념떡 나누기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고, 포항시장은 현장에 나가 승객에게 직접 꽃다발을 안겨주었다. `아침노을`도 아름답지만 `저녁노을`이 더 애잔한 이유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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