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인·적성 검사를 강화하는 입사시험 HATCH를 본다. 한국사 등 600여개 항목으로 구성된 면접시험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인·적성검사와 함께 `역사 에세이`시험도 본다. 지난해 출제된 에세이 주제는 “현명한 사람과 우매한 사람 구별법”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인물들 찾기” 등이었다.
삼성은 독서와 경험에 기반한 종합적·논리적 사고 능력을 평가한다. LG는 지난해부터 한국사와 한자 문제를 10개씩 출제한다. 문학 역사 철학에 대한 소양을 길러야 한다는 뜻이다.
인문학적 소양을 가장 중요시하는 대기업은 신세계그룹이다.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는 확고하다. 앞으로 인문계 출신의 채용비율을 대폭으로 늘릴 생각이다. 대학들이 인문계 학과를 줄줄이 폐과시키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비판적·발전적 사고력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와 닮은 사고방식이다. 그는 역사책 읽기, 글쓰기, 토론 등을 강조하면서 유명 교수들을 초빙해 직원들을 위한 특강을 자주 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상경계 출신 50%, 인문계 30%를 신입사원으로 뽑았으나, 올해는 인문계 43% 상경계 35%의 비율로 선발했다.
정부도 공무원을 뽑을 때 면접 비중을 높였다. 공직가치관과 직무능력을 제대로 검증하기 위함이다. 필기시험 성적만 가지고는 그 사람의 인품과 가치관을 알 수 없다. 인사혁신처 조성제 채용관리과장은 “면접시험이 형식적으로 흐르다 보니 윤리관 직무능력 인성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고 다양한 평가기법으로 응시자를 입체적으로 알아보겠다” 했다.
인사혁신처는 새로운 평가체계를 개발했는데, 토론과 발표, 상황형·경험형 면접 질문 등이 포함된다. 5급 공채 면접시험의 경우, 집단토의 시간도 기존 60분에서 110분으로 늘리고, 한 주제에 대해 논문·정책보고서·외국 사례·신문 칼럼 등을 읽고 팀으로 나눠 토론하는 방식이다. 7급과 9급 공채의 경우, 60분 간의 집단토론과 5분간 스피치 평가가 도입된다.
우리나라 공직사회에는 `사상적으로 이질적인`자들이 도처에 광범하게 침투해 있다. 이들은 국가발전에 걸림돌이다. 면접에서 이런 부류들이 철저히 걸러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