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에는 마(魔)가 끼기도 하지만, 인간은 그런 고비를 극복하는 슬기도 가졌다.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합·협력도 있었던 것이다. KTX동해선에도 다소의 갈등이 있었고, 그 앙금이 장차 문제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 주민들의 걱정이다. KTX가 동해안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의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한데, 그것도 시행착오를 잘 보완하고, 코레일, 철도시설공단, 포항시, 포항역 등 관계기관이 `서로의 등을 긁어주는` 협력관계로 나아갈때 그 시너지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개통식날 포항시장이 축사에서 빠진 것은 오래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무언가 갈등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은 앞으로 KTX동해선의 발전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생겼다. 당초 포항시는 주차장 증설과 시 이미지에 걸맞는 조형물 설치, 역사 내의 차로 확장 등을 코레일과 시설공단에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
KTX노선 개설은 중앙정부의 예산으로 시행하는 국책사업이므로 포항시는 보조자의 입장에서 `주차공간`을 따로 만드는 정도였다. 그러므로 코레일과 공단의 의도에 순응하면서, 최소한의 주장을 펴는 것이 도리다. 甲은 포항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개선할 점과 수정할 점들이 수 없이 많을 것인데, 그 일을 주관할 기관은 포항시가 아니다. 그래서 관계기관들이 모여서 의견을 교환하는 협의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오는 것이다.
개통 이후 4주간 운행한 결과, 당초 코레일이 예측했던 승객 수보다 147%가 증가했다. 주말에는 156%나 불었고, 여름철 동해안 해수욕장에 피서객들이 몰리는 6월 이후에는 `입석`까지 만원일 가능성이 높다. `증편`이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코레일과 공단 측이 협조해준다면 피서철 이전의 증설도 가능할 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코레일 사장을 연속 두번이나 만나 증설을 요청했고, 공단 부이사장에게는 영일만항과 물류배후산단의 물동량 수송 원활화를 위해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와 동해중부선 조기 추진을 부탁했다. 乙의 입장에서 `간청`을 한 것은 올바른 자세다.
한편 포항시립예술단도 한 역할을 하고 있다. KTX개통기념 음악회를 열었고, 25일에는 포항역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승객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할 것이다. `음악으로 손님을 맞는 일`은 멋진 모습이다. 음악의 본성은 조화(調和)이듯이 KTX도 관계기관 간 조화로운 화음(和音)을 만들어낼 소통기구를 구성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