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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항을 살려야 한다

등록일 2015-05-26 02:01 게재일 2015-05-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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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항이 군(軍)공항으로만 남을 위기다. 지난해 6월 대한항공이 영업장을 철수한 데 이어 아시아나도 올해 4월 포항지사에 항공노선 폐쇄와 카운터 철수를 통보했다. 활주로 포장공사가 아직 6개월 남았는데, 공사 후 공항이 재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KTX 서울노선이 개통되면서 포항~서울간 승객이 급감한 것이 직접원인이다. 서울출입이 잦은 포스코와 포스텍, 철강공단 종사자들의 항공수요도 줄어들 것이다.

과거 중앙고속도로 때문에 예천공항이 폐쇄됐다. 탑승객 수가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고, 1989년 11월에 개항한 예천공항은 2005년 1월에 폐지됐다. 포항공항도 같은 운명을 맞고 있는데, KTX 신경주역 개통과 도로망 확충 등으로 2013년 무렵 포항공항 이용객이 27.6% 감소했고, 활주로 재포장공사로 인한 공항 폐쇄 이후 KTX 포항역이 개통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2020년까지 김포노선의 경우 34.7%의 수요감소가 예상되기도 한다. 결국 포항공항의 민간항공사는 수지를 맞출 수 없게 될 것이다.

포항공항이 군공항으로만 존속하게 할 수는 없다. 포항시는 경북 최대의 인구 52만명의 도시이고, 향후 산업다각화와 강소기업 육성, 외국기업 유치, 그리고 연일만항 포트세일에 힘 입어 환동해시대의 거점 무역항이 될 가능성이 높은 포항시에 민간항공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외국기업 투자는 교통망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특히 민간항공사가 없는 공항이라면 이는 투자유치에 치명적 약점이 된다. 경제이론에 있어서, 케인즈 경제학은 “수요가 공급을 결정한다”했지만, 고전경제학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 했다. 공급이 있으면 수요는 따라온다는 말이다.

지자체들이 지역 공항을 살리기 위해 민간항공사를 지원하는 것은 바로 `공급이 수요를 끌어오게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공항의 존속이 지역발전의 견인차가 된다. 전국에 13개의 공항이 있는데, 12개 공항이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유독 포항공항만은 빠져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각각 항공사 재정지원 조례를 제정해놓고 있지만 실행은 되지 않았다. 강원도는 지난해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78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연평균 91,7%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남도는 무안·여수공항에 손실액의 30%를 지원하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그동안 포항공항 민간항공사에 대한 지원에 손을 놓고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조례를 제정했으면, 이를 시행해야 할 일이고, 포항공항을 살려야 한다는 당위성은 너무나 뚜렷하다. LCC(저비용 항공사)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울릉공항과 연계한 경영방침과 국제선 개발에도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투자유치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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