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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慈悲) 가득한 사회를

등록일 2015-05-26 02:01 게재일 2015-05-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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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가 공산주의 이론을 만든 것은 빈부격차 때문이었다. 그는 평생 공평·평등만을 생각했다. 공자도 “가난이 문제가 아니라 불공평이 문제”라 했다. 붓다도 빈자일등(貧者一燈)으로 가난한 자들을 격려했다. 예수는 노예해방의 동력이 되었다. 동학의 수운 최제우도 여종 둘을 며느리와 딸로 맞았다. 모든 성인들은 만민평등을 최고 이념으로 삼았다. 25일 석가 탄신일을 보내면서, 우리사회가 과연 평등한가, 자비가 실천되는가, `빈자일등`이념이 살아 있는가를 반성해야 하겠다.

2013년 한국의 상위 10% 평균소득은 하위 10% 평균소득의 10배 이상이었다. OECD의 평균보다 격차가 크다. 빈부격차는 사회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사회 균열을 초래한다. 빈부 격차가 고착화돼 계층 상승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말이 통하지 않게 되면, 그 틈새에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생겨나고, 경제발전과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된다. 무서운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층의 빈곤이 문제다. 노인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50% 가까워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인 12.6%보다 무려 4배 가량 높은 것이다. 노인자살률이 OECD 회원국 중 1위인 것도 그때문이다.

불기 2559년이 되는 올해도 다양한 봉축행사가 열렸다. 포항불교사암연합회(회장 덕화 스님)는 아만과 고집을 없애고 보시의 선업을 쌓는 자비의 탁발 시연식을 가졌고, 지난 17일에는 `평화로운 마음, 향기로운 세상`을 주제로 석탄일을 축원하는 시민소통문화제를 열었다. 팔공산 은해사는 성보박물관에서 진신사리 장엄구와 나한특별전을 열었다. 100여개의 사리보관함 중에는 금으로 된 것, 유리, 은, 나무, 청동 등으로 만든 것 등 다양하다. 나한은 불법을 깨닳은 성자들인데, 고려때부터 현대까지의 다양한 표정의 나한상들이 전시됐다.

의성 고운사는 국내·외 난치병 어린이 지원금 1천여만원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고운사는 모금을 위해 3천배 철야정진을 진행했고, 의성불교사암연홥회와 자치단체 등과 자비나눔 모금캠페인을 했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주지 수진스님)는 경북도가 추진하는 `할배 할매의 날`확산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불교에는 `부모은중경`의 10대 부모은혜와 살생을 너무 해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한 목련존자의 효행을 높이 기리는데, 할배 할매의 날은 그 정신과 통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중생에게 가르치려 한 것은 탐욕스런 마음을 고치고, 성내는 일을 경계하고, 유치한 행동이나 생각을 끊으라는 것이었다. 이 3가지가 인간의 행복감과 평화를 해치는 장애물이다. 선업 정신만 가진다면 우리사회에는 자비가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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