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메르스는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바이러스이고, 방역체계 또한 그리 조밀하지 못해 초기대응에 실패했다. 미국이나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미리 예측하고 `길목`을 지켜 초전박살을 한 덕분에 최소한의 희생으로 마감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메르스와의 대전`을 선포하고, 정부기관 전부가 전사(戰士)로 나서고 있으며, 당초 `수도권의 일`로만 알고 있었으나 그 방어망이 뚫려버렸다. 3차감염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랐으나 그것 또한 허망하게 됐고, 사망자 2명이 나오면서 `전시상황`으로 변했다.
바이러스는 다양한 변종을 만들어낸다. 전염병균도 상황변화에 따라 진화한다. 그래서 백신을 만드는 연구는 단 하루도 쉴 수 없다. 한 종의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어내면 또 다른 변종이 나타나기 때문에 백신연구는 항상 바이러스의 진화를 따라다녀야 한다. 메르스는 백신이 만들어지기 전에 퍼졌으니 방역당국이 손을 쓸 방도가 없었다. 그런데 메르스가 한국에서 유독 극성인 것이 문제다. 일본에서는 “중동과 한국을 다녀온 사람 모두 검사 대상”으로 정했다. 한국을 `2차 숙주`로 본 것인데,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그래서 `한국형 메르스 변종`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의심도 든다.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려는 시점에서 메르스 파동은 분명 악재이다. 일본이 중동과 한국을 싸잡아 `메르스 근원`으로 취급하는 것은 `한국의 경제영토`가 넓어지는 것을 시기 질투한 점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적으로 `메르스 괴담`을 확산시키는 세력이 준동하는 것도 사회불안과 혼동을 조장하려는 음흉한 술책일 수 있다. 결국 우리는 바이러스 자체와의 전쟁뿐 아니라, 나라를 해치려는 세력들과의 전쟁도 함께 수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모두 참전해야 한다. 정부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지자체도 나서야 하고, 국민들도 방어망 구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손씻기를 철저히 하고,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폐질환이나 신장질환자와 노약자들은 휴식과 영양에 차질이 없게 주의해야 한다. 마스크는 예방에 최선책인데, 하루 쓰고는 버리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의 병원 출입은 금해야 하고, 의심증후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지나친 염려와 공포감 때문에 의료기관이 타격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