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다. 기존의 `지역문화원`과 `지역문화재단`간의 업무분담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말 그대로, 재단(財團)은 기금을 조성해서 문화예술계를 지원하는 조직이다. 그 `기금`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중앙정부 지원금, 지방정부 지원금, 민간 출연금 등이 모여져서 마치 장학재단 처럼 운영되는 조직이 될 것이다. 그동안 문화원은 `기금`과는 무관하게 지원금으로 `문화사업`만 해왔다면, 지역문화재단은 `지역문화단체들의 문화산업 개발을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화원과 문화재단 사이에는 업무상 겹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지원의 방향`을 결정해야 할 일도 생길 것이다. 문화재단이 기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하는 문제, 어떤 방향으로 지원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결정해야 한다. 물론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자원을 개발`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하겠지만, 전통문화에 집중할 것인가, 현대문화·미래문화에 집중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화원을 그동안 해왔던 방식대로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지역문화재단의 지원금으로 운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결정해야 할 일이다.
그동안 문화원은 지역의 전통문화를 연구·개발하고, 이를 묶어 자료집을 발간하는 일을 많이 해왔고, 전통문화를 재현하는 사업도 해왔다. 그것은 지역문화 진흥의 한 축이 되었고, 매우 바람직한 사업이었다. 그렇다면 이 일은 그대로 살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대신 지역문화재단은 현대 문화예술과 미래 문화예술 진흥에 촛점을 맞추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가령, 실험예술가를 육성한다든가, 전혀 새로운 시도를 하는 문화예술인들을 돕는 데 재원을 사용하는 일에 지역문화재단이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것이다.
포항시는 문화도시 시범사업지로 선정돼 향후 37억여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병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역문화진흥법`과 관련 있는 일이다. 이로써 경북 최대의 도시, 환동해 중심도시로서의 품격을 갖출 계기가 마련됐으며, 지역문화재단이 설립되면 포항시는 `산업과 문화예술이 잘 어울리는` 도시가 될 것이다. “벽이 있으면 미술작품이 걸린다”는 말처럼 경제적 뼈대가 마련되면 문화예술이 그 속을 채우게 된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지혜를 모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