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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증`이 더 문제다

등록일 2015-06-09 02:01 게재일 2015-06-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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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응 때문에 온 나라가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대인(對人)기피증도 생긴다. 사람을 만나면 그가 혹시 환자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이웃간의 정도 떨어진다. 메르스 공포감이 점점 더 삭막한 사회로 만들어간다. 사람은 자주 만나고 모이고 하는 동안에 공동체 의식이 생기는데, 그런 유대감이 자꾸 사라져간다.

“전염병보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불안감이 더 문제다”란 말이 나온다. 전염병 전문가에 따르면, 메르스 바이러스는 의외로 `순힌 바이러스`라 한다. 건강한 사람은 감염돼도 별 증상 없이 저절로 치료되고, 감염 자체가 잘 되지 않기도 한다. 메르스에 걸린 부모를 간병하던 자녀들이 늘 한 병실에 있었는데도 멀쩡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몸에 다른 질병이 없고, 면역력이 있는 젊은 사람은 염려할 것이 전혀 없다는 말이다. 언론들이 `사망자`보도를 요란하게 해서 불안감과 공포감을 키웠다. 사망자들은 대체로 80세 안팎의 고령자들이었고, 폐렴 등 다른 질환을 가졌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메르스에 의한 사망인지, 폐렴에 의한 것인지 모호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경북대 의대 감염의학과 김신우 교수는 “메르스 공포감이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했다. 대구 경북에는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감염의심자들도 감기·몸살·독감 환자들이었지 메르스 감염자들은 아니었다. 감염자나 감염의심자들은 그 신원이 밝혀져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으니 우리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 환자의 입에서 튀는 침에 의해서만 감염되고 공기감염은 없으니, 환자와 마주 앉아 대화를 하지 않으면 감염될 일은 없다. 그런데도 지역사회가 불안감 때문에 각급 학교들이 휴학을 한다. 만에 하나 환자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염려 때문이다.

10월에 있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두고도 걱정을 한다. 중동 등 실크로드 주변 국가의 공연단을 초청하는 일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과민성 불안감이다. 7월에는 각 지역에 여름축제가 벌어지고 해수욕장이 성업할 것인데, 그것을 걱정하는 소리도 들린다. 지금 온 나라가 일제히 `메르스 퇴치`에 집중하고 있으니, 7월 이전에 문제는 사라질 것이다. 전문의들은 “생활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병이 없는 사람은 비누로 손 씻기, 마스크 착용만 해도 충분하고, 당뇨, 폐질환, 신장병 등이 있는 노인들은 당분간 집에서 섭생을 잘 하면 될 것이다.

메르스는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다 해서 불안감이 증폭됐지만, 젊은이들은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고, 걸려도 몸조리만 잘하면 잘 낫고, 한 번 걸린 후 항체가 생긴 사람은 환자를 간병해도 된다. 지나친 불안감이 전염병 이상으로 우리사회를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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