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지역경제를 위한 안간힘

등록일 2015-06-11 02:01 게재일 2015-06-11 19면
스크랩버튼
지난해에는 세월호사건으로, 올해는 메르스로 곤욕을 치른다. 메르스는 일종의 감기이고, 감기바이러스의 특성상 7일 안팎에서 치유되며, 한 번 걸리면 항체가 생기는데, 이것이 중동의 낙타에서 왔다 해서 우리는 지나친 공포감에 휩싸였다. 병 자체보다 공포감이 더 무서운데, 우리나라 언론들은 지나친 경쟁 보도로 불안감을 더 키운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주가 고비라 한다.

울릉도는 전염병 청정지역이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공기전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포감 때문에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당초 예약 단계에서는 만선(滿船)이었으나, 취소자가 자꾸 늘어나더니 예약의 절반도 못 채운 채 운항을 해야 한다. 울릉도·독도 관광수입과 오징어 등 특산물 판매로 생활을 유지하는 울릉군민들인데, 사태가 이러니 한숨만 나온다. 메르스가 이번 주를 끝으로 한풀 꺾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포항지역 시민들은 매우 성숙한 시민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포항성모병원이나 세명기독병원, 그리고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포항의료원 등에서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별 동요 없이 진료를 받고 있다. 메르스의 `병원감염`때문에 병원 가기를 꺼리던 환자들도 정부의 정보공개로 기피증은 없어졌고, “본원에는 메르스 확진 및 의심환자가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란 안내간판을 내걸어 환자들을 안심시칸다. 정부를 믿지 못하고 병원에 대한 불신감이 없지도 않지만, 평소에 신뢰를 잘 구축해놓은 병·의원들은 지금 건재하다. “눈 내리고 삭풍 부는 겨울이 돼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결기를 안다”는 옛 명언이 그대로 통한다.

중동감기 때문에 온 나라가 공포에 매몰되고, 이 소식이 실시간으로 세계에 퍼지니, 한국의 경제는 또 한 번의 수난을 당한다. 간신히 살아나던 소비경제가 다시 얼어붙었다. 관광수입은 치명적으로 줄어들었다. 화장품 등 인기 품목들도 매기가 없다. 나라 경제 전체가 서리를 맞은 상황에서 지역경제라고 무사할 리 없다. `변종감기`하나가 이렇게 치명상을 입힌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서리 맞은 뱀`처럼 엎어져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포항은 다시 용기를 내 일어서고 있다. 유관기관들이 합심해서 지역경제를 살리자고 나섰다. 울산지역의 노사와는 달리 포항지역 노사는 `항구적 평화선언`을 해서 외국 기업들이 불안감 없이 이 지역에 투자할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또 유관기관들이 `투자유치단`을 구성해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노사는 “노사 불이의 정신으로, 기업유치, 일자리창출, 소비증대,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고, 기관들은 구체적인 실천항목을 선정했다. “변화는 지역에서 시작된다” 포항의 움직임이 국가 전체에 힘을 주는 동력이 됐으면 한다.

특별기고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