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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요원들을 힘껏 응원하자

등록일 2015-06-22 02:01 게재일 2015-06-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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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메르스가 다소 주춤하다. 기온은 내려가고 습도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방역요원들은 한동안 더 고생해야 한다. 그런데 사투를 벌이는 방역요원을 힘빠지게 하는 악성 이기주의가 아직도 있다.

대구의 첫 메르스 환자와 그 아내가 대구시 남구청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남구 공무원과 그 가족들을 기피한다. 이들에게 어린이집은 “당신네 아이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걸었다. 남구청에서 전화로 햄버거 등을 주문하면 “배달해줄 수 없다”고 거절한다. 이렇게 차별 박대를 당하니, 환자들이 병을 숨기는 것이다. 악성 이기주의가 최대의 적이다.

대구의 한 영어학원은 “확진자의 아들이 다니는 모 중학교 학생들은 받지 않겠다”는 문자메시지를 학원생 부모 1천여명에게 보냈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현재 이 학원의 등록 말소절차를 진행중이라 한다. 서울의 한 소방관의 아들은 학교에서 `바이러스`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전화를 받고 억장이 무너졌다. 그 소방관은 환자 이송 전담반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보호복과 고글, 마스크, 장갑, 덧신 등을 착용한다. 폭염에 금방 땀투성이가 된다. 호흡조차 불편해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른다. 방역요원들은 집에도 자주 가지 못한다.

환자들은 한결같이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58세된 포항의 환자도 “메르스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76세된 할머니 환자는 “병원에 떼지어 문병가지 말라”고 충고했다. 43세 된 환자는 완치판정을 받았는데, “병보다 외롭고 답답한 것이 더 큰 고통이었다. 낫겠지 하는 긍정적 생각이 도움됐다”고 했다. 지병이 없는 사람은 `감기 한 번 앓은 것`정도였다. 지나친 공포감이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한국의 방역체계를 믿는다 했고, 방역요원들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대구 협성중 3학년 학생들은 자가격리중인 급우 김모군에게 위문편지를 보냈다. 손으로 쓴 편지 21통은 주민센터를 통해 전달됐다. 김군의 아버지가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김군도 자가격리됐는데, 두 차례에 걸친 검사에서 음성반응을 보였으나 아직 집에 갇혀 있다. 초등학교 아동들이 고사리손으로 쓴 “힘내세요” “응원합니다”라 쓴 그림편지도 방역요원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 이런 그림편지를 병원 로비에 전시해놓았다.

자가격리자가 많은 서울 송파구민들은 격무에 시달리는 방역공무원들을 위해 성금을 모았고, 잠실4동 주민들은 성금 50만원을 들고 보건소를 찾았다. 한국방역협회 5천여 회원들은 자원봉사에 나서 다중시설 소독을 하고, 단체헌혈에 나섰다. 지칠대로 지쳐 있는 방역요원들을 응원하는 일이 메르스 조기 종식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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