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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저력을 발휘하자

등록일 2015-06-29 02:01 게재일 2015-06-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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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메르스파동과 심한 가뭄은 `쌍끌이 재난`이었다. 하나의 재난도 겪어내기 힘든데, 두 개가 겹치니 그 고통은 헤아리기 어려웠다. 특히 서울 등 중부권은 메르스에 가뭄까지 가중되어서 2중고를 겪었다. 그러나 그런 재난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 환자들이 가지 않아 병실이 텅텅 비고, 병원경영이 어려워지고, 의료진들이 기피인물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환자를 이송하는 119구호대원들을 마치 메르스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그 가족들까지 따돌림을 당한 것이다.

의료인들과 119대원들은 이 폭염속에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식사를 주문해도 배달을 해주지 않고, 방호복을 입는데 15분, 벗는데 20분이 걸리는 그 불편을 겪으며, 특히 화장실에 갈때는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바람이 통하지 않는 방호복이고 산소호흡기로 숨을 쉬니 늘 답답함을 면할 수 없었고, 몸은 늘 땀에 절어 있었다. `바이러스 한 복판에서` 악전고투하는 이들의 고충을 늦게나마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학생들이 있어서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가뭄도 어느 정도 해갈됐고, 메르스도 숙지는 추세인데, 다시 하나의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환자를 치료한 병원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입이 절반 이상으로 줄면서 고생한 의료인들의 보수를 제대로 지급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정부적 차원에서 지원을 하든지, 국민 모금으로 충당을 하든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메르스 피해를 입은 병·의원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주체들의 일상 복귀를 당부하며 경제회복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피해 병·의원 지원 약속과 함께 “이번 기회에 확고한 감염병 대응체제가 세워질 수 있도록 재정지원 필요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사후대책도 내놓았다. 이 총재도 “한국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의 요인을 보면, 메르스사태, 그리스 채무협상,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등 크게 3가지인데, 그중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메르스 사태의 파급효과”라고 했다. 특히 서비스분야의 타격은 극심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난을 당했을 때 온 국민이 합심단결해서 극복해낸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일제때는 나라빚을 갚기 위해 대구를 중심으로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났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새마을운동때는 저수지 건설 등에 스스로 나서서 가뭄과 홍수를 해결했으며, IMF때는 온 국민이 금모으기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메르스 후유증과 가뭄 극복을 위해서 상부상조하는 저력을 다시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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