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은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일제히 포항경제 살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8천여명이나 되는 직원이 일제히 소비경제를 도우면 포항은 아연 활기를 띠게 된다. 여기에 포항 해병대가 가세하면 포항소비경제는 금방 회생한다. “메르스가 전화위복의 기회를 제공한다”란 말은 그래서 나왔다. 이 막대한 인원들이 “포항을 돕자”하고 나서면 안 될 일이 없다. 포항제철소는 회식이나 간담회를 지역 식당에서 열고, 정기적으로 전통시장에서 장보기를 하고, 기념품을 제작하는 대신 회식비를 지급하고, 외주파트너사 임직원 150명도 행사에 쓸 물품을 전통시장에서 구입하기로 했으니, 그 소비경제 부양효과는 시간문제다.
이강덕 시장은 최근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한 포스코에너지 등 기업들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강구했다. 한 조선관련 업체는 “영일만항으로 이동하는 도로에 교통표지판, 신호등 등 교통시설물로 인해 대형 조선블록 운송에 방해가 된다”는 애로사항을 말하자, 시장은 즉시 “시와 관계기관이 협의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대답했고, “기업활동에 장애가 되는 각종 규제와 기업애로가 있다면 언제든지 현장에 달려가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울한 소식도 있다. 동국제강이 포항의 2후판공장을 당진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직영직원 100명은 당진으로 가겠지만, 협력업체 300명의 거취는 막막하다. 포항, 당진, 부산 등지에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확실한 보장은 없으니, 가족 포함 1천여명의 생계가 문제다. 이런 사태는 이미 수개월 전에 예고됐지만, 포항시, 포항상의, 노동부는 그동안 대책회의 한번 열지 않았다. “기업유치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있는 기업 다둑이는 일에도 함써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제철은 노동단체들로 구성된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에 의해 `2014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는데, 최근에 또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설비를 당진으로 옮기고, 수십년 낡은 설비만 포항공장에 남겼고, 비용을 아끼기 위해 좁은 공장 안에 많은 설비를 넣어 근로환경이 매우 열악할 뿐 아니라, 산재사고 발생시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규약이 사고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안전보다 수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런 기업에 대해 포항시장은 규제를 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