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관광이 새 시대를 맞고 있다. KTX동해선이 개통된지 100일이 지났고, 포항~울산간 고속도로 완공이 눈앞에 와 있으며, 유라시아철도와 연결될 동해안 철도망이 정부 차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태백산맥으로 가로막혀 교통오지였던 동해안이 그 오명을 벗을 날도 멀지 않다. 당연히 많은 관광객들이 청정해역 동해를 바라보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해산물`을 맛보는 즐거움을 위해 이 지역을 찾을 것이다. 포항공항도 활주로 보수를 마치고 민간항공사들이 복귀하면 동해안교통은 두 날개를 활짝 펼 것이다. 이강덕 시장은 영일만항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적 세일즈행보를 활발히 펼치고 있어서 포항의 미래는 밝다.
그런데 우려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최근 포항불빛축제위원회가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4일간 벌어질 불빛축제를 앞두고 이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준비부족 징후`가 역력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개최시기가 목전에 다다랐는데, 어찌 이렇게 준비가 소홀할 수 있는가 하는 우려이다. 장규열 축제위원장은 소요예산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 가장 중요한 예산문제에 위원장이 무관심하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그리고 체험프로그램인 버스킹페스티벌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는데, 장 위원장은 “올해 처음 운영한다”고 했다. 불빛축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무국장도 지난해 시청에서 퇴직한 이모씨인데, 7월 1일자로 부임했으니, 아직 업무파악이 덜 된 상태다. 위원장과 사무국장이 모두 이런 상황인데, 축제위원회도 지난 3월에 부랴부랴 급조해서 부실운영의 우려를 더한다. 포항불빛축제는 문화관광체육부가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선정했는데, 올해 12회 축제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관광객들의 입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그게 그거다”란 평가가 나오면 끝장이다. 서울 등 다른 곳에서 맹렬히 치고 올라오는데, 포항이 이렇게 준비소홀·졸속·무성의·무관심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KTX 개통으로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다. KTX는 개통 후 100일 동안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8월 1일부터 4회 증편, 좌석수 증가 등이 실현되고, 열차시간대의 교통혼잡을 막을 조치들이 취해졌으며, 승용차 주차장 시설도 개선돼 시민들이 한결 편하게 됐다. 이렇게 되면 관광객이 더 많아질 것인데, 여름휴가의 꽃인 불빛축제가 부실하게 된다면 이는 포항의 이미지에 직결된다. 무사안일하게 예년의 수준을 답습해서는 안 되고, 무언가 발전적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인데, 그 `조짐`이 우려스럽다 하니 실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20일 남짓 남은 기간 동안 총력을 기울여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