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에는 남쪽 땅끝 마을인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주민 30여명이 포항 호미곶면 대보리를 찾아왔다.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주선한 동서간 만남이었다. 이날 첫 모임에서는 지역간 상생발전을 위한 자매결연식과 간담회 기념식수 등이 있었다. 또 오는 29일에는 호미곶면 주민 50여명이 송호리를 1박2일 방문한다. 바람 거센 호미곶 구만리에 20여년간 해송을 심어왔고 10여년간 예술제를 열어온 호미수회(회장 서상은)가 많은 자랑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공동상품 개발, 지역특산물 교류 판매 등 지속적인 교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자치단체장이 바뀌더라도 한번 맺은 인연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동·서, 동·남 간의 교통이 미흡해서 서로 오가는데 불편한 것도 원활한 교류를 막는 요인인데, 근래 들어 철도 부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니, 자매결연의 정신을 꾸준히 이어가면 철도를 앞당기는데 일조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포항 청하면 기청산식물원(원장 이삼우)과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 간에 업무협약을 맺었다.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여름 휴가 동안 “양 수목원을 잇따라 탐방하면 입장료 50%를 할인”해주는 협약이었다. 식물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이들이나 학생들의 현장학습과 정서함양에 도움이 된다. 한 달 반 가량의 한시적인 일로 시작했지만, 사철 내내 지속적으로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됐으면 한다.
기청산식물원은 매우 짜임새 있으며, 우리 토종식물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약용식물, 멸종위기 희귀식물, 수생식물 등이 구역별로 구분돼 있어서 잘 정리된 식물교과서이다. 천리포수목원은 그 역사가 깊다. 인천상류작전 당시 참전했던 미군 장교 칼 페레스 밀러씨가 천리포지역의 야산을 사서 조성한 한국 최초의 민간수목원이다. 밀러씨는 전쟁후에도 귀국하지 않고 한국에 귀화했으며, 이름도 `민병갈`로 바꿨다. 그는 2002년 사망후 수목원 목련나무 아래에 묻혔다. 이 천리포에는 60여개국에서 들여온 외래종과 자생식물 등 총 1만5천900종이 있고, 지난 40년간 연구목적으로만 제공됐는데, 최근에는 7개 구역중 1개(밀러 가든)만 개방했다.
동·서간 인적 물적 교류에 이어 `식물교류`까지 실현됐다는 점이 특별하다.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로 활용될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