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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행정불신이 생긴다

등록일 2015-07-24 02:01 게재일 2015-07-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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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는 도내 26개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를 했는데, 4곳이 낙제점인 C·D등급을 받았다. 12개 기관은 A, 8개는 B를 받았다.

`한국한방산업진흥원`만 D를 받았고, 한국국학진흥원과 문화재연구원, 문화엑스포는 C등급으로 지난해보다 한 두 등급씩 떨어졌다. 도는 C·D등급을 받은 기관에 대해서는 경영컨설팅을 강도 높게 하기로 했다.

산하 공공기관의 경영이 부실한 이유 중 하나는 `낙하산 인사`에 있다. 전문성도 없고 업무경험도 없는 공무원이 낙하산을 타고 CEO가 되니 경영이 제대로 될 리 없다. 특히 인사적체 때문에, 1년 앞당겨 명예퇴직하는 인사들에게 `자리`를 약속하면서 조기 퇴직을 유도하기도 한다.

실제 그들이 산하기관 혹은 유관기관에 내려가는 예가 많다. `공무원의 힘`이 이러니, 공무원 채용시험 경쟁률이 그렇게 높다.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김용대(63) 경북도립대 총장은 5대총장을 맡았고 현재 6대총장으로 연임중이다. `낙하산`이 연임까지 하는 것은 결코 보기 좋은 모양이 아니다. `남의 기회`를 침해하기 때문이다. 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이재근 경북도체육회 사무처장도 4년 임기를 마친후 현재 연임중인데, 체육에는 별 관심 없다는 소리도 나온다. 이번 도의 경영평가에서 C D등급을 받은 문화재연구원장, 한방산업진흥원장 등도 공무원 출신이다. 이런 낙하산 인사에 대해 “업무와는 상관 없이 지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낙하산, 연임이 이뤄지는 것은 경영부실과 행정불신의 원인”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현재 포항의료원장 자리를 놓고 말썽이 빚어지고 있다. 도에서는 연임을 결정해 형식적 절차만 남겨놓고 있지만, 도의회는 경영능력 부족과 리더십 부족을 들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의회는 원장 연임이 확정되면, 상임위 차원에서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도 관계자는 “감가상각비를 감안하면 순수부채비율은 줄어들었고, 병상가동률도 85%여서 적자는 아니다”라며 옹호하고 있으나, 연봉 많이 받는 자리를 너무 오래 독점하는 것은 눈총받을 일이다.

8월에 임기가 끝나는 이진관(61) 경북도환경연수원장의 경우 `가정 궁핍`을 이유로 1년만 임기를 연장하자는 말이 오간다는데, 연임이유 치고는 너무 궁색하다.

행정기관의 식언(食言)도 행정불신을 증폭시킨다. 영일대해수욕장의 수질이 생활오수로 나빠지고 있다고 한다. 하수관거공사를 마치면 빗물과 오수가 분리되므로 수질 오염은 없을 것이라고 포항시가 말했지만, 공사가 완료됐음에도 비가 오는 날에는 빗물과 오수가 뒤섞여 악취를 풍기고 백사장이 더럽혀진다. 시 산하 기관인 보건소가 실시하는 해수욕장 수질검사도 믿기 어렵다고 한다. 시민들을 속이려 하지 말고 공신력 있는 행정을 펴야 행정신뢰가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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