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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과 일본의 전향적 교류

등록일 2015-08-11 02:01 게재일 2015-08-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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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인연이 깊다. 2세기 신라 8대 아달라왕때 영일현에 살던 연오랑 세오녀가 이즈모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됐고, 포항시와 이즈모시가 철강도시라는 점도 같다. 그래서 양 도시는 일찍 자매결연을 맺었다. 20세기 초 일본 해양학원 순시선이 호미곶 부근에 해안 탐사를 왔다가 삼각파도를 맞고 침몰, 승무원 전원이 실종·사망했고, 이를 계기로 호미곶등대가 건설됐으며, 구만리 해변에 추모비가 섰는데, 매년 후손들이 찾아와 제사를 지낸다.

일본인들은 구룡포에 방파제와 부두를 건설해 어업전진기지로 만들었는데, 그 기념공원이 오늘날 일본인거리가 돼 있다. 포항시가 일본인 가옥을 보수해 `근대화거리`를 조성했는데, 일본 관광객들이 지금도 꾸준히 찾아온다. 올해 12회 불빛축제에도 이즈모시 대표자 3명이 포항을 찾았고, 일본인거리를 돌아보며, 이곳에 이즈모시의 특산물과 공예품을 상설 전시할 계획도 밝혔다. 남구 동해면에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이곳도 한일교류의 명소가 될 것이다.

이즈모시 이와쿠니 데쓴도 전 시장은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산업이다` `변화는 지역에서 시작된다`란 저서를 펴내면서 `지자체의 혁명`을 이끌어냈는데, 포항시도 한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평가된다. 철강일변도에서 산업다각화로 나아가면서 국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확실히 포항시와 이즈모시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고, 특히 한일간에 꼬인 실타래를 풀 `일도양단의 한 수`를 가졌다.

아베정부가 `고노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는데 인색하다는 것이 지금 양국간의 최대 과제이고, 전범의 위패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서 `군국주의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일본정부의 `야심`을 각 나라들이 성토하고 있다. 특히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주변국들에 고통을 준 역사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것도 국제적 비난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일본 극우파들은 노골적으로 반한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양국간 교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으며, 일본의 독도정책은 양국 관계를 더 꼬이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과 이즈모 사이의 교류활성화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지금의 시대는 대립 반목의 시대가 아니라 교류 협력의 시대다. 미국과 쿠바, 미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가 `대립보다 협력`의 길로 가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일본에 불었던 `한류열풍`도 숙지고, 재일교포 사회의 상권도 반토막 났다. `조센진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것은 한국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감정보다 실리가 우선하는 시대이다. 이 시대를 포항시와 이즈모시가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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