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은 구룡포에 방파제와 부두를 건설해 어업전진기지로 만들었는데, 그 기념공원이 오늘날 일본인거리가 돼 있다. 포항시가 일본인 가옥을 보수해 `근대화거리`를 조성했는데, 일본 관광객들이 지금도 꾸준히 찾아온다. 올해 12회 불빛축제에도 이즈모시 대표자 3명이 포항을 찾았고, 일본인거리를 돌아보며, 이곳에 이즈모시의 특산물과 공예품을 상설 전시할 계획도 밝혔다. 남구 동해면에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이곳도 한일교류의 명소가 될 것이다.
이즈모시 이와쿠니 데쓴도 전 시장은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산업이다` `변화는 지역에서 시작된다`란 저서를 펴내면서 `지자체의 혁명`을 이끌어냈는데, 포항시도 한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평가된다. 철강일변도에서 산업다각화로 나아가면서 국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확실히 포항시와 이즈모시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고, 특히 한일간에 꼬인 실타래를 풀 `일도양단의 한 수`를 가졌다.
아베정부가 `고노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는데 인색하다는 것이 지금 양국간의 최대 과제이고, 전범의 위패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서 `군국주의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일본정부의 `야심`을 각 나라들이 성토하고 있다. 특히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주변국들에 고통을 준 역사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것도 국제적 비난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일본 극우파들은 노골적으로 반한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양국간 교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으며, 일본의 독도정책은 양국 관계를 더 꼬이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과 이즈모 사이의 교류활성화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지금의 시대는 대립 반목의 시대가 아니라 교류 협력의 시대다. 미국과 쿠바, 미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가 `대립보다 협력`의 길로 가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일본에 불었던 `한류열풍`도 숙지고, 재일교포 사회의 상권도 반토막 났다. `조센진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것은 한국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감정보다 실리가 우선하는 시대이다. 이 시대를 포항시와 이즈모시가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