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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에 어패류·농산물 도둑 왜 이러나

등록일 2015-08-18 02:01 게재일 2015-08-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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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철이 되면 어민들과 농민들이 곤혹스러운 일을 겪는다. 바다를 찾는 피서객들이 마을 공동어장에 들어와 전복 소라 등 어패류를 마구 잡아가고, 계곡을 찾는 피서객들은 인근 채소밭의 호박과 고추 등 농산물을 훔쳐간다. 재미 삼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마음먹고 절도행각을 벌이는 자들도 있다. 그래서 농어민들은 조를 짜서 밤낮으로 지키고, 사람을 사서 밤시간에 현장을 감시하기도 한다. 농민들은 밤마다 `고라니와의 전쟁`을 치르는데, 피서객들의 절도로 2중고를 겪는다.

포항해양경비안전처와 어민들에 따르면, 피서객들이 공동어장에 난입해 어패류를 채취하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포항시 남구 임곡리 바다에서 김모(41)씨 등 5명이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전복·멍게·해삼 등 3㎏ 가량을 채취해오다가 임곡리어촌계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에 붙잡혔다. 또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삼정리의 한 마을 공동어장에 들어가 전복 2㎏을 훔쳐 달아난 차모(22)씨와 황모(27)씨 등 2명이 해경에 검거됐다. 이들은 어촌계장 박모(70)씨가 앞을 가로막자 박 노인을 차에 매단 채 달아나 중상을 입혔다.

근래 들어 스쿠버, 젯트스키 등 해양레저를 즐기는 피서객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에 의한 어패류 절도도 함께 늘어났다. 일부 스쿠버들은 어패류를 불법으로 채취한 후 그물망에 담아 수중에 놔두고 부표를 표시한 후 심야시간대에 와서 건져가는 등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계획적인 절도행각으로, 어민들에 주는 피해는 심각하다. 어촌계 어민들은 공동어장 인근에 각종 경고판을 설치하거나 자체 순찰조를 편성해 주·야로 순찰에 나서고 있는 데, 폭염에 지친 어민들을 매우 피곤하게 한다.

한 어촌계는 24시간 지키기 위해 월급을 주며 관리인을 고용하고, 신속한 현장출동을 위해 모터보트까지 구입했다. 경주시 감포읍의 한 어촌계는 `신고포상금 50만원`까지 내걸었다. 어패류 절도범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한 어촌계는 경고판과 현수막 6개를 내걸어 “어패류를 불법 채취하다가 적발되면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또 어촌계 계원들은 낮에 교대로 지키고 밤에는 일당 5만원을 주면서 감시원을 고용한다.

산계곡을 찾는 피서객들이 밭을 지나면서 호박이나 고추 가지 오이 등 농산물을 슬쩍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농민들은 땡볕에 나가 감시를 해야 하는데, 가뭄때 애써 물 주어 키운 농산물인데, 필요하면 단돈 몇 천원 어치를 구입, 농민들의 노고에 값하는 아량을 가질 필요가 있다. 농산물 절도범에 대한 처벌은 엄중하다는 것도 인식해서 가뭄 땡볕과 싸우는 농민들을 두번 울리는 악덕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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