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겨우 돼지우리 청소 로봇과 병실 소독 로봇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돈사 청소 로봇은 쓸고 닦는 장치와 소독약을 분사하는 장치가 달려 있고, `간호원 로봇`은 병원 한쪽에 서 있다가 스스로 병실을 찾아가 방역 소독을 한다. 의료진은 로봇에 붙어 있는 탱크에 소독약을 채워주면 된다. 이번 메르스사태에서도 경험한 바이지만, 의료진들과 119대원들이 무더운 날씨에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방역복을 입고, 호흡기를 통해 숨을 쉬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앞으로 이런 일을 로봇이 하게 될 것이다.
2019년에는 `수중 건설 로봇`이 완성될 것이라 한다. 2천500m 깊이의 바다에 들어가 파이프나 광케이블을 설치할 수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그동안 고층건물 유리창을 닦는 로봇과 승마연습 로봇, 수중 청소 로봇 등 35종을 만들어 실용화했다. 앞으로 사람이 직접하기 어려운 일을 처리하는 `서비스 로봇`개발에 더 힘을 기울일 것이라 한다. 저출산 고령화시대는 피할 수 없는데, 이런 때에 대비한 서비스 로봇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영일만 일대에서 출범할 `국민안전로봇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했다. 총사업비 710억여원이 투입되고, 내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으로 추진하게 된다. 이 사업은 소방대원이 접근하기 어려운 화재, 유독가스, 폭발, 붕괴위험이 있는 현장에 투입되는 로봇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나 최근의 중국 텐진항 폭발사고 등에는 사람이 들어가기 어렵다. 텐진항 사고때는 소방대원들이 대거 희생됐다. 맹독성 가스에 중독된 것이다. 이런 현장에서 로봇만큼 요긴한 것이 없다.
영일만3일반산업단지는 이미 수중건설로봇 사업과 수중글라이더 운영 네트워크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뿐 아니라, 극한환경을 극복할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확실히 포항은 향후 한국을 대표하는 첨단로봇 및 해양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고, 포항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4대강 사업의 `로봇물고기`처럼 정치에 휘둘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