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번 남북한 간의 긴박한 군사적 대치상황에서 “이런 상황에서 어찌 전역하겠는가. 상황이 끝나는 날까지 남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장병들에 대해 최 회장은 “저런 국가관을 가진 젊은이들은 우리 회사의 정신과 목표에 맞는다”며 본인들이 원한다면 최우선 채용 대상이 되게 하겠다고 했다.
대기업 취업이 바늘구멍 통과보다 어려운 지금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채용절차를 거쳐 특채하겠다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일이고, 이에 따라 다른 경제단체들도 다투어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특기할만 하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최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4`준공식에서 “반도체 신화를 다시 쓰는 전기가 될 것이고,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했다. 최회장은 2012년 참모들의 반대에도 하이닉스를 인수했고, 2013년 6월에는 수감중인 상황에서도 과감히 M14의 착공을 지시했다. 이번 광복절 특사로 출감한 그는 가장 먼저 이천으로 달려가 반도체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SK하이닉스는 M14에 향후 10년간 15조원을 투자하고, 이와 별도로 31조원을 들여 이천과 충북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다른 반도체업체들은 투자를 줄이는데 SK는 더 공격적 투자를 한다.
이번 투자에서 발생할 매출은 국민경제에 55조원의 생산유발과 21만 명의 고용창출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된다. 준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의 낡은 환경규제를 혁파한 덕분에 이번 신공장 준공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낡은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기업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규제혁파와 기업투자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뜻이다.
최회장은 또 “SK는 올 하반기 공개채용때부터 전역연기신청 장병들이 증빙서류를 첨부해 제출하면 채용후보 1순위에 올릴 방침”이라면서 “투철한 국가관을 가지고 최전선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이런 정신이야말로 SK정신과 부합한다”고 했다.
최회장의 부인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데, 탁월한 도전의지 때문에 여중군자(女中君子)란 말도 들었고, 그 피를 물려받은 차녀 민정(24)씨는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이순신함(4천400t급)에 배치됐고, 현재 아덴만에 파견돼 해적을 방어하고 있다. 확고한 애국심과 도전적 투자는 `SK 유전인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