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과 근로자의 생각이 어긋나는 것은 우려할 점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노사 합심`과 일사불란한 추진을 자랑으로 삼았다. 그 근저에는 `우향우 정신`이 깔려 있었다. 그런 결사(決死)의 정신 밑에서 창업된 포항종합제철소였다. 그런데 지금 그것이 삐걱거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 근로자들이 여가시간을 더 즐기려고 하는 마음을 나무랄 수는 없다. “경영층은 회사 전체의 운명을 생각하고, 근로자는 자신의 안위를 더 생각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포스코가 처한 입장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세계적인 과잉생산과 중국의 저가공세 등 후발 주자들의 맹추격이 예사롭지 않고, 전반적인 철강경기가 장기적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적으로 포스코는 현대제철과 라이벌전을 치르고 있다. 독보적 존재였던 포스코가 추월당하는 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금이다. 그것은 민족기업 포스코로서는 너무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지금 언론들은 심심찮게 “뜨는 현대제철, 지는 포스코”란 제목을 붙인다.
현대제철은 근래 들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포스코는 공기업에서 민영으로 넘어가기는 했지만, `공기업적 DNA`를 완전히 벗지 못했다.`정치외압`이 잔존한다는 뜻이다. 정권 바뀔때 마다 총수가 교체되고, 국정감사나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것은 `기업가 정신에 의한 경영`에 차질이 빚어졌음을 의미한다. 그에 비해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완전한 기업가정신 밑에서 경영되고 있다. 그것은 `발목잡힌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차이`라 할 수 있다.
포스코가 지금 느긋할 수 있겠는가. 추격을 당해 2등기업이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올해 투자목표 1천380억원 중 600억원이 투자되는 정기 수리 및 교체 설비와 330억원이 투자되는 대형압연 RTM스탠드설비 신예화사업을 완료했고, 봉강압연 특수강 품질설비 신예화사업에 370억원을 투자하고, 2년에 걸쳐 2천800억원이 들어가는 공사에 참여할 업체중 90%이상을 지역업체로 선정하고, 4만명에 달하는 건설인력을 지역에서 고용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의 약진이 눈부신 지금 포스코는 바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