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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은 화급한 과제다

등록일 2015-09-22 02:01 게재일 2015-09-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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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기업 CEO가 바라본 한국의 노동시장`이란 좌담회가 열렸다. `입에는 쓰지만 약이 되는 조언들`이 쏟아졌다.

`한국GM`사장은 “전 세계 30개 나라에 있는 GM의 생산거점 중 해마다 임금교섭을 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 면서 “주한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길 원한다면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선결 과제”라 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1.4배 올랐으나, 생산비는 2.4배 상승했는데, 그 주 원인은 임금 인상이라 했다.

기업은 인건비가 낮은 곳으로 옮겨다닌다. 2002년에는 한국 자동차 생산량의 95%가 한국내에서 이뤄졌지만, 2012년에는 그것이 45%로 줄었다. 노조의 파업과 임금인상 때문에 공장이 계속적으로 외국으로 옮겨간 것이다. 그래서 “내 주머니 더 채우려다가 일자리 다 잃는다”는 말이 나온다. 악성 이기주의가 나라경제를 어떻게 망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좌담회에서 파카코리아(미국계 산업용 장비 생산업체)의 대표는 “한국 노조의 강성 이미지가 해외자본의 한국 투자를 가로막는다”면서 “기업은 경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기 마련인데, 한국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기업 인수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노조 유무를 본다”고 했다.

강성 노조가 있는 곳에는 투자를 꺼린다는 말이다. 강성노조는 외국자본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국내 기업을 외국으로 몰아내기도 한다. 영국을 `노쇠한 제국`으로 만든 것도 노동당정권과 강성노조 때문이었다.

터무니 없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으로 대응하는 강성노조와 경기변동에 따른 구조조정을 할 수 없는 경직된 노동법이 한국경제의 족쇄다. 파카코리아 전 대표는 이런 사례를 들었다.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인데, 노조가 극렬히 반대하면서, 법원에 정리해고 무효소송을 냈다. 회사가 승소했지만, 소요된 기간은 무려 4년이었다. 그동안 회사는 구조조정을 멈춰야 했다. 이러니 한국에 투자할 마음이 나겠는가”라고 했다. 그래서 많은 외국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포기하고 중국으로 간다. 한국의 강성노조가 중국경제만 살찌우는 꼴이 됐다.

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집마련·꿈과 희망 모두를 포기한 `7포세대`란 신조어가 생겼다. 70, 80년대의 한국은 고도성장시대였지만, 90년대 들면서 한계를 맞았다. 기성세대는 고액 연봉과 복지혜택을 누리지만 신세대들은 갈 곳이 없어졌다. 많은 봉급을 주다 보니 기업은 신규로 투자할 여력이 없고, 청년들이 취업할 자리도 줄었다. 임금피크제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파업하면 대체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노조는 이것도 막는다. `호봉제`는 무사안일을 조장한다. 노동시장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으면, 그리스나 이탈리아 꼴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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