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제의 침체양상은 철강공단의 주축 중 하나인 강관업체 `빅3`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는 사실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5년 대학개혁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에 오른 포스텍과 한동대학교의 인재를 활용하는 방안이 `미래 포항`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포스텍과 한동대학교는 최근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 평가결과` 발표에서 최고 수준인 A등급의 성적표를 받았다. 2015년 대학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대학이 전국에서 34개 교이고,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 이른바 `명문대`란 점을 감안하면 인구 50만 명 남짓의 지방도시인 포항에서 2개 대학이 최고 등급을 받은 사실은 포항교육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포스텍은 `포항의 뉴 리더 모임`으로 지칭되는 `AP 포럼`을 통해 철학과 인문학은 물론 실용학문을 지역사회에 폭넓게 전파하면서 포항 발전동력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젊은 벤처기업`의 육성과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졸업 후 포항을 떠나려는 청년인재가 지역에서 머물며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동대는 지난 5월 핀테크(FinTech) 친화형 캠퍼스 구축의 복안을 내놓으면서 포항 신산업 발굴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포항을 이 산업의 선도지역으로 성장시킨다는 것이 한동대의 복안이다. 이를 위해 한동대는 핀테크 최고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학주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을 지난 1일자로 교수 임용했다. 향후 김 부사장은 한동대 학생들이 핀테크 전문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서해안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한 계곡지대로서 포도주 생산지대였던 산타클라라 카운티(SantaClara County)가 세계 소프트웨어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벨리로 성장한 것도 휴렛과 팩커드가 스탠퍼드 대학의 한 허름한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 미국 철강도시 피츠버그 역시 철강산업 쇠퇴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1994년에 노동자가 12만명에서 2만8000명으로 뚝 떨어질 만큼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피츠버그주립대학과 카네기멜런대, 그리고 기업·지방정부가 함께 지역발전을 고민하는 `앨러게니 모임`을 만들어 의료와 에너지·정보통신(IT)·첨단제조업·금융서비스 5개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채택하면서 지식기반도시로 부활했다.
지역경제 침체를 극복하는 길은 대학과 기업·정부가 힘을 모으는 데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