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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을 발목잡은 책임

등록일 2015-11-02 02:01 게재일 2015-11-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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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잣나무의 가치는 설한풍이 불어야 안다”란 말이 실감난다. 가뭄과 홍수가 닥쳐봐야 4대강의 가치를 알 수 있다. 4대강 16개 보(洑)는 홍수때 물을 가두고, 가뭄때 물을 공급한다. 아직 4대강사업을 헐뜯고 비난하는 세력이 있지만, 근래에 들어 중부지방의 가뭄은 `심각`수준이다. 남부지방도 비 다운 비가 오지 않으면 내년 봄농사가 걱정이다.

불가사의한 잉카 유적 마추픽추를 지은 그 찬란한 마야문명이 순식간에 몰락한 이유에 대해 인류학자들은 전염병설과 가뭄설을 내놓는다. 잉카족들은 산위에 성(城)을 지었지만, 대가뭄에 대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가뭄이 장기화되면 살아남을 생명체가 없다. `불안한 조짐`이 보이면 영화계가 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드는데, 영화 `인터스텔라`는 대가뭄이 계속돼 인간이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어 `물 있는` 행성으로 이주하는 이야기다. 기후변화로 악성 홍수와 가뭄이 닥칠 가능성이 점점 높아가는 지금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가 수자원의 효율적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지천(支川)사업이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면서 “정치권이 4대강물을 활용하는 예산 수립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 달라”고 했다. 지천사업은 4대강 16개 보에서 각 지역의 저수지로 도수로를 연결해 농업·생활용수를 끌어오는 사업인데, 야당과 환경단체가 발목을 잡는 바람에 사업이 중단됐고, 2013년 이후에는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정권이 바뀌니 감사원조차 4대강을 비판했다. 그 결과가 지금 어떻게 나타났는가. 보에는 물이 넘치는데, 도수로가 없어서 저수지는 거북등이 돼 있고, 중부지방은 식수마저 제한하게 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연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충남 보령의 예당저수지에서 만났다. 김대표는 “가뭄극복은 국비가 아니면 지자체 예산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어서 당에서 구체적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면서 “4대강 사업이 정치공방에 휘말려 2차사업이 중단된 것이 안타깝다”고 했고, 도수로 건설, 노후 상수도관 교체, 저수지 준설 등을 약속했다. 생사가 걸린 가뭄앞에 여야가 없다는 뜻이다. 지금 금강 백제보에서 보령댐까지의 도수로 건설공사에 착수했는데, 빨라야 내년 3월에나 완공될 것이고, 그동안을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다.

2012년에 이 공사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야당과 환경단체들이 트집을 잡는 바람에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더니,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반대실명제`가 필요하다. 언제 누가 무슨 이유로 반대를 했는지를 자세한 기록으로 남겨서 후에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해야 무책임한 반대와 정쟁도 줄어들 것이다.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자들은 바로 이런 부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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