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국회의원들 내년 총선 앞두고 `복잡한 속내`
요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의 분위기가 수상하다.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19대 국회의 마지막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과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알듯 말듯한 감정의 기복이 흐른다.
선거구 통합·전략공천지역 부상 등 `악재`
권은희·류성걸·장윤석·김종태 초조·불안
안정적 지지 기반에 뚜렷한 경쟁자 안보여
박명재·주호영·정희수는 상대적으로 느긋
지역인구 기준선 넘긴 이철우도 `기사회생`일부 의원들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그것을 숨기는 반면, 일부 의원들은 초조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는 보좌진들도 마찬가지. 다가오는 총선에서 국회의원들의 당락에 따라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받는 보좌진이니만큼, 모시는 의원들의 기사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의원실에서는 해당 지역구 특별교부세 확보 등 각종 기사의 반영을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한다.
당장 새누리당 권은희(대구 북구갑) 의원은 마음이 바쁘다. 언론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재선의 안정권을 바라보기에는 미흡하다. 여기에 지역구인 대구 북구갑이 이른바 당내 전략공천의 격전장으로 부상하면서 신경을 써야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류성걸(대구 동구갑) 의원도 마음이 편치가 않다. 선거구획정이 마무리되면 알토란과 같은 지역구 일부를 인접한 동구을 지역으로 내주어야 하며,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등 `박근혜 키즈`의 차출설이 흘러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장윤석(영주)과 김종태(상주) 의원은 울고 싶은 심정일 것라는 게 관계자들의 일관된 이야기다. 그도 그럴것이 장 의원과 김 의원의 지역구인 영주시와 상주시는 이번 선거구획정에서 인접 선거구와 통합이 확실시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잠정 마련한 선거구획정안에 따르면, 영주는 이한성 의원의 문경·예천과, 상주는 김재원 의원의 군위·의성·청송과 같은 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있는 등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
반면, 2013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지역 여론이 지난 보궐선거보다 좋아졌다는 평가를 듣는가 하면, 여성 우선공천을 노리는 김정재 중앙당 부대변인 외 이름이 묵직한 경쟁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도 마찬가지다. 주 의원의 지역구가 대구의 `친박벨트`에 속하지 않을뿐더러, 지지세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것.
정희수(영천) 의원도 표정관리에 한창이다. 선거구통합 대상인 지역구 영천이 최경환(경산·청도) 의원의 지역구인 청도와 합쳐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청도는 전통적으로 여당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그런가 하면, 이철우(김천) 의원은 울다가 웃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이 의원은 지역구인 김천의 인구가 인구하한선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인구기준을 지난 8월말로 한다는 선관위의 결정으로 인해 기사회생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