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전 사업시행사인 트러스트에셋메니지먼트(TAM, 대표 장경옥)와 현 사업시행사인 STS개발(주)(김현석 대표)는 두호동에 호텔을 세우는 것은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 12월 당시 박승호 시장은 장 대표와 김 대표, 그리고 시 관계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약속했다고 한다.
“모든 지원을 아끼지말라. 민원이 예상되지만 그 지역도 마트가 필요하다. 대규모점포등록 등 제반 인허가는 시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 포항에도 그럴듯한 호텔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자극을 받은 김 대표가 “포항에서 호텔은 사업성이 낮아 어렵지만 대형마트와 동반하면 해보겠다”고 답변하면서 두호동 개발이 시작됐다. 하지만 STS는 1천400억원으로 추산된 사업비 규모에다 대규모점포등록 허가가 여전히 불투명하자 착공을 주저했다. 2012년 12월 박 전 시장은 직접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등록을 적극 지원할테니 착공해달라”며 재촉했다고 한다. 결국 STS는 자체자금을 투입해 2013년 1월 착공을 하고 금융권을 설득해 PF승인도 받아냈다.
그러나 그해 2월 초 1차 점포등록신청이 반려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일각에서는 이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통시장 상인들의 표를 의식한 시장의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후 지난 8월까지 4번의 점포등록신청이 모두 반려됐다. STS는 포항시와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매장 면적을 기존 1만7천179㎡에서 1만5천617㎡으로 축소하고, 관련법과 무관한 3km거리의 죽도시장 상인단체 2곳과 상생협의를 마치고, 1곳과도 합의점에 이르렀으나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 와중에 시행사인 STS는 1천300억원을 투입한 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포항시의 약속을 믿고 투자한 민간기업의 어려움을 이대로 방치해선 결코 안될 일이다. 시 행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앞으로 어느 기업이 시를 믿고 투자를 할 것인가.
최근에는 두호동 마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는 인근 지역상인들을 상대로 상생협의를 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사업자인 롯데쇼핑을 겨냥한 비판이 일고있다. 포항지역의 롯데쇼핑에 대한 불신은 깊다.
롯데백화점 입점 후 포항 중앙상가 상인들은 아웃도어 품목 매출이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역 환원사업에도 소극적이란 눈총도 따갑다.
두호동 마트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허가를 놓고 손바닥 뒤집은 포항시와 상생협의에 무관심했던 롯데측이 함께 나서야 한다. 포항시가 신뢰를 잃는 것은 지역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롯데 역시 상생협의에 관심없는 대기업으로 낙인찍힐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