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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지자체 도시브랜드 아하! 싶거나 뭐지? 싶거나

홍성식기자
등록일 2015-11-20 02:01 게재일 2015-11-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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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매력 표현 `각양각색`<BR>다양한 고민의 흔적 녹아<BR>모호한 의미전달 적잖아<BR>충분한 의견수렴 필요할 듯
▲ Young(젊음), Electronic(전자), Satisfaction(만족)의 첫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 도시의 특성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구미시의 도시브랜드 `Yes Gumi`
▲ Young(젊음), Electronic(전자), Satisfaction(만족)의 첫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 도시의 특성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구미시의 도시브랜드 `Yes Gumi`

지방자치제가 정착화 단계에 들어선 2000년 이후 경북도를 포함한 전국의 시·군은 저마다의 `도시브랜드` 만들기에 골몰했다. 도시브랜드란 그 도시만의 특성과 이미지를 담아낸 명칭이나 슬로건, 상징물이나 디자인을 의미한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시브랜드를`하이 서울(Hi Seoul)`에서 `아이 서울 유(I.SEOUL.U)`로 바꾸면서 각종 패러디의 대상이 되는 등 역풍을 맞고 있고 시민 호응도가 높지 않다며 교체작업을 진행 중인 대구시도 말들이 많다. 경북지역 도시브랜드는 어떤 게 있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경북도와 도내 23개 시·군, 대구시 역시 지역만의 특성과 매력을 담아내는 도시브랜드 개발에 오랜 시간 노력을 쏟아왔다.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것이 프라이드 경북(Pride Gyeongbuk), 컬러풀 대구(Colorful Deagu), 크리에이티브 포항(Creative Pohang), 뷰티풀 경주(Beautiful Gyeongju), 센트럴 김천(Central Gimcheon), 예스 구미(Yes Gumi), 스타 영천(Star Yeongcheon), 저스트 플러스 상주(Just+ Sangju), 사랑海요 영덕, 클린 성주(Clean Seongju), 파인토피아 봉화(PineTopia Bonghwa) 등이다.

각 도시마다 짤막한 한 단어 속에 그 지역만이 지닌 핵심적 특성과 매력을 표현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프라이드 경북`은 도민들이 자부심을 지닐 수 있는 도정을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고, 아름다운 역사·문화유산을 가진 경주는 도시브랜드를 `뷰티풀`로 설정하며, 그 앞에 `골든 시티(Golden City)`를 덧붙여 신라의 황금유물이 대거 발굴·전시된 지역임을 알리고 있다. `센트럴 김천`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지리적 위치만이 아니다. 거기엔 `한국의 중심지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보현산천문대를 가진 영천은, 첨단 항공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까지를 담아 도시명 앞에 `스타`를 붙였다. `파인토피아 봉화`는 오염되지 않은 청정환경의 매력을 도시브랜드로 표현했다.

`예스 구미`라는 도시브랜드는 지난 2013년 한국브랜드경영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소비자신뢰 대표브랜드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구미가 사용하는 도시브랜드 `예스 구미`의 Yes는 Young(젊음), Electronic(전자), Satisfaction(만족)의 첫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구미시 박춘선 주무관은 “(예스 구미는) 지난 2007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수 등 전문가그룹과의 논의 과정을 거쳐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예스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 의미와 1년간의 고민 끝에 구미를 표현할 적절한 단어 3개를 찾아낸 노력이 좋은 평가를 받게 했다”는 것이 박 주무관의 부연.

▲ 영어 일색인 타 시·군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영덕의 도시브랜드 사랑海요 영덕
▲ 영어 일색인 타 시·군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영덕의 도시브랜드 사랑海요 영덕

하지만, 도시브랜드를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지나치게 외국어 일색”이라는 것이 그중 하나다. 비단 지역 지자체만이 아닌, 전국을 살펴봐도 영어를 사용한 도시브랜드가 절대다수다. 영덕(사랑海요 영덕)처럼 한글과 한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도시브랜드는 접하기가 쉽지 않다.

각종 도시브랜드 논의와 설정과정에서 심사를 맡기도 했던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정걸진(62) 교수는 “지역과 지역민의 특성이 무엇인지 기본적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몇몇 사람들의 주도하에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지는 도시브랜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덧붙여 “나 역시 대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컬러풀 대구`가 대체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시민들이 대다수다. 그 모호함 탓에 대구는 현재 도시브랜드 교체를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그 도시의 특성과 매력을 담아내는 동시에 보다 명료하고 명확한 의미 전달이 가능한 도시브랜드를 만들 방법은 무엇일까. 아래는 정걸진 교수의 조언이다.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해 판매를 촉진한다거나, 지자체장의 의지만을 담아내려는 단편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도시의 특성과 매력을 탐구해 지역민의 공감과 자긍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의견수렴-공청회-전문가 연구-투명한 심사-확정 전 의견수렴`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도시브랜드를 만드는 건 어림짐작의 계산이 아닌 `정확한 과학`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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